태양을 통해 공기중 수증기를 식수로 바꾸는 스타트업
유니세프 통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인 40억명이 매년 최소 한 달 동안 심각한 물 부족을 경험했으며, 20억명 이상이 물 공급이 부족한 나라에 살고 있다. 빠르면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 부족에 직면한 지역에서 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강이나 호수에 있는 물을 천장 태양열로 물의 염분을 제거해 식용수로 변환하거나 대기 중 식용수를 추출하는 등 여러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지속가능한 식수 기술 회사인 '소스 글로벌(SOURCE Global)'은 세계 최초로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재생 가능한 식수 기술을 개발했다. 소스 글로벌이 현재까지 조달한 금액만 해도 총 2억7000만달러(약 3548억원)에 달한다. 50개 이상의 국가에 450개의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소스글로벌은 최근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벤처 캐피털 투자자 드로우다운 펀드(Drawdown Fund)로부터 총 1억3000만달러(약 1314억원)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후혁신기금, 블랙록, WIND 벤처스, 듀크 에너지, 재료 임팩트 파트너스, 모나시 캐피털 등도 참여했다.
소스 글로벌은 태양을 이용해 공기 중 수증기를 식수로 바꾸는 하이드로패널(Hydropanel) 특허를 받았다. 이 기술은 태양광 패널에 있는 팬(fan)으로 주변 공기를 흡수하고 대기 중보다 약 1만배 농축된 형태로 공기를 압축시킨다. 공기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흡습성 물질(습기를 흡수할 수 있는 물질)로 변환한 뒤, 패널의 태양열을 받으면 수증기 분자가 액체 물로 방출된다. 하루에 평균 3-5리터의 깨끗한 식수를 생산하며, 이 물은 마그네슘과 칼슘으로 된 미네랄 식수다.
단일의 태양광 그리드를 이용해 외부 전기나 배관 물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아 장소, 기후, 환경 제한을 덜 받으며, 외진 곳에서도 패널을 설치ㆍ이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수증기를 이용해 15년 동안 이 패널을 사용하면 5만 4000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패널 가격은 한 개에 약 2000달러(262만원)이며, 단일 패널로도 이용 가능하지만 수천 개의 패널을 합치면 규모 확장도 가능하다. 소스 글로벌 CEO인 코디 프리젠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와 협력해 지난 9월 연간 약 150만 리터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는 물 농장을 설치ㆍ가동했다. 그는 2018년까지 케냐에 40개의 수력발전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교회, 500여 개의 가구, 지역사회 등 미국 및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코디 프리젠 CEO는 "공기로부터 물을 응축하는 것이 새로운 아아디어는 아니지만 어떤 에너지원으로 어떻게 응축시키는 것이 문제"라며 "이전에는 대형 냉동 장치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비효율적이고 매우 강도 높게 사용하고 습도가 높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작동됐다"고 말했다.
하이드로패널 시스템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해 전력망을 벗어나도 작동돼 언제 어디서는 식수를 만들어 내는 장점이 있다. 패널 내부에는 디지털 센서와 클라우드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장착돼 24시간 식수의 품질 검사도 가능하다.
글로벌 투자기업 드로우다운 펀드 CEO인 에릭 신데르는 "글로벌 소스는 재생 가능 에너지와 물을 융합한 기술로 동력을 얻은 특별한 기술"이며 "태양광 발전 시장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기후 혁신 펀드 이사 브랜든 미도우는 "소스 글로벌의 임무는 지속가능한 물 혁신, 소외된 지역사회와 경제를 위한 기후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우리의 약속과 일치한다"며 "소스 글로벌은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에 대한 접근을 재정의해 전 세계 지역사회의 기후 복원력과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함께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하루에 약 750개의 수도 본관이 고장나며, 150만 마일의 배수관이 납 파이프로 되어 있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프리젠 CEO는 "우리는 단ㆍ중기적으로 기존 시장에서는 기술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며 "하이드로패널로 나오는 물로 새로운 프리미엄 음료수 제품도 출시해 제조 및 유통 산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