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유기성 폐기물 재생에너지 생산업체 인수하고 ESG 가치주 확대 권고
블랙록이 유기성폐기물 재생에너지 생산업체를 인수하는 한편 ESG 펀드 매니저들에게 ESG 주가 상승을 유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폐기물 재생에너지 생산을 리드하는 뱅가드 리뉴어블(Vanguard Renewables)이 블랙록의 대체자산 사업부에 인수됐다. 블랙록은 뱅가드 리뉴어블의 경영진과 협력해 2026년까지 전국에서 재생 가능한 천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100개 이상의 혐기성 소화조(미생물에 의한 생분해성 유기물이 분해되는 시설)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계약에서 뱅가드 리뉴어블은 7억달러(약 9163억원)로 평가됐으며, 블랙록은 향후 확대 자금조달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까지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메사추세츠 주 웰즐리(Wellesley)에 기반을 둔 뱅가드 리뉴어블은 2014년에 세워졌다.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등 고농도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혐기성 소화를 통해 이를 재생가스와 액체 저탄소 비료로 변환한다.
뱅가드 리뉴어블의 설립자이자 최고 전략 책임자(CSO)인 존 핸슬만(John Hanselman)은 “회사가 전국 유기 폐기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뱅가드 리뉴어블의 사명은 항상 폐기물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 생산과 재생 농업 관행을 위한 자원이 되는 미래를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블랙록, 펀드 매니저들에게 ESG 가치주쪽으로 유도
한편, 20일 블룸버그는 "블랙록이 ESG 시장판도를 가치주쪽으로 옮겨가고 있다(BlackRock tilts the Table on ESG Toward Value Stocks)"고 보도했다.
ESG 주식 펀드의 매니저들은 대부분 최근 몇 년 동안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기술주에서 볼 수 있는 성장주 위주로 채웠다. 그러나 올해 30%에 가까운 손실을 초래했다. 이에 업계 전반에 걸쳐 재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 5월 재무 자문 어드바이저들에게 노트를 보내 "기술주와 소형주 포지션을 줄이고 상품과 에너지 주식에서 이익을 얻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또 블랙록은 "미국 인프라와 배당주의 지분을 매입하고, 인플레이션 보호 국채 보유를 늘리며, 신흥시장 주식의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인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언급했다.
모닝스타의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블랙록의 최대 성장주 중심의 ESG 라벨 교환형 펀드인 ‘아이셰어스 ESG 어웨어 MSCI(iShares ESG Aware MSCI USA)’와 ‘아이셰어스 ESG 어웨어 MSCIEM)’ 두 펀드의 자금이 유출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수십 명의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및 기타 자산 분류에 돈을 할당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모델 포트폴리오의 특정 펀드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블랙록은 투자자 노트에 "다양한 경제 시나리오에 대한 역사적 상대적 복원력 때문에 미국 주식을 계속 선호한다"고 썼다. 또 "위험 노출을 줄이고 가치주 또는 성장주 거래에서 중립에 근접하기 위해 보유 종목 개수를 다소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같은 발언은 블랙록이 ESG 치어리더로서의 역할에서 물러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닝스타의 ESG 미주 지역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인 존 헤일(Jon Hale)은 블룸버그에 “블랙록의 발언이 방어적인 듯 보이지만 ESGU 및 ESGE와 같은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기금으로 마케팅되는 기금 확대에서 벗어났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는 대부분의 ESG 중심의 주식형 펀드가 성장주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모닝스타는 대형 부문에서 ESG 펀드 30개를 대형 성장주로 분류하고 17개만 대형 가치주로 분류하고 있다. 30개의 대규모 성장주 ESG 펀드는 7월 15일까지 25.7%의 손실을 본 반면 17개 대형 가치주 ESG 펀드는 14.1% 손실을 봤다.
헤일 책임자는 "지금까지 IT기업 등 성장 기술주를 매입하는 것을 선호해왔으며, 사실 ESG리스크가 가장 큰 5개 부문인 에너지, 유틸리티, 소재, 소비재, 헬스케어 등은 성장주 펀드보다는 가치주 펀드에 훨씬 더 가중치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질적으로 ESG나 비(非)ESG 기업은 없으며, ESG를 사용하는 것은 투자자가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걸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며 대부분의 기업은 ESG 후발주자로 인식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가치주보다 ESG를 실현하는데 더 적합한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