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패션기업 3곳, 그린워싱 조사 받는 중…발각 시 법적 조치 내려질 수도

2022-08-05     김환이 editor
영국 경쟁관리당국(CMA)이 영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3곳에 대한 그린워싱 조사에 착수했다/CMA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당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이 영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3곳에 대한 그린워싱 조사에 착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소비자들이 패션 산업의 그린워싱 가능성을 제기한 데 이은 것이다. 당시 CMA는 “영국 패션 소매업체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일부 잘못된 친환경 활동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아소스(ASOS), 부후(Boohoo), 아스다(Asda) 3곳을 집중 조사하기로 한 것이며,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제품 전반에 대한 그린워싱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CMA의 임시 CEO인 사라 카르델(Sarah Cardell)은 "기업들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다는 등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며 "패션 기업 3곳이 그린 클레임 코드(Green Claims Cod)를 어긴 사실이 발각되면 법적 집행 조치를 반드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 클레임 코드는 CMA가 2021년 9월에 발표한 친환경 마케팅 시행 지침으로,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에 대한 수행 및 인증을 위한 6가지 원칙이 담겨있다. CMA는 패션업계를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그린 클레임 코드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문구ㆍ인증ㆍ표준 만으로 친환경 활동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CMA는 패션기업들의 친환경 활동 조사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먼저 이들이 사용하는 친환경 관련 언어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아소스의 '책임감 있는 편집(Responsible edit)', 부후의 현재 '미래를 위한 준비(Ready for the Future)', '선의를 위한 조지(George for Good)' 같은 문구만으로는 기업들이 친환경 활동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으며, 실제 활동보다 더 친환경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또한 사용된 직물의 원산지 관련해서도 거의 공개되지 않으며, 직물 인증 체계 및 표준들이 잠재적인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제기했다. 

또한 친환경 컬렉션에 포함된 제품이 친환경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친환경'이라고 소개될 수 있음을 밝혔다. 재활용 원단을 20% 이하로 포함하라는 기준이 있어도 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코시스템에 포함된 제품 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을 뿐더러 섬유 인증 제도 및 표준도 특정 제품에 적용되는지, 회사 관행 전반에 적용되는지 명확성이 결여되어 있다. 

CMA는 이러한 문제를 담은 서한을 3개 업체에 보냈으며, 조사 진행에 필요한 증거를 수집할 예정이다. 

아소스는 "CMA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부후는 "고객들이 구매하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다는 "우리의 지속가능성은 산업 인증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다"며, "CMA의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고 패션 산업 전반에 제기된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소매업체 모두 패션업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영국 비영리단체의 이니셔티브인 '섬유(Textiles) 2030'에 서명했다. 그 동안 패션 기업들은 유기농 목화 재배, 물 사용량 감소 등 친환경 특성을 반영한 제품군을 출시했으며, 온라인 중고품 마켓플레이스나 중고 물품 반환 시 포인트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수행했다. 

FT는 "특히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환경 영향력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패션 산업의 탄소 배출은 항공과 해운 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많기에 앞으로는 저렴한 옷을 빠르게 생산하는 데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린워싱 조사 강화될 수도… 모든 기업들 대비해야

FT는 앞으로 모든 패션 기업들이 그린워싱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의회 환경 감사 위원회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패션 산업의 소비 규모는 약 540억 파운드(약 85조 1887억원)며, 의류의 재활용 속도는 매우 저조해 매년 약 3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영국 내 다른 업계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CMA는 지난 6월 슈퍼마켓 그룹 테스코가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 육류 제품보다 친환경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영국 광고 기준 당국(The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은 '소비자들이 테스코의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지구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광고를 모두 금지했다. 

CMA 사라 카르델 임시 CEO는 "이번 조사는 규제 당국 조사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모든기업들의 환경 활동과 주장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들은 자사의 관행이 법에 부합하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적절한 시기에 다른 산업에 대한 그린워싱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