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료소매업체들은 왜 SAF 세금공제 반대하나
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된 가운데, 미국 연료 소매업체들이 법안 내용 중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에 대한 세액 공제 반대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친환경 에너지,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대기업에 최소 15% 이상 법인세를 매긴다는 등의 내용을 주 골자로 한다. 총 4300억달러(약 558조원) 중 3690억달러(약 482조원)를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하는데 투자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방안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공급을 활성화하고자 세금 공제 혜택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 거대 항공사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연료 소매업체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환경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한 SAF 세액공제 혜택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전국트럭스톱운영자협회(NATSO)와 연료마케터협회인 시그마(SIGMA)는 "바이오디젤 세액공제(BTC)와 SAF 세액공제안 사이에 세액 평등을 제공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인플레이션 법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디젤 공제법안(Biodiesel Mixture Excise Tax Credit)에 따르면, 순수 바이오디젤, 농업-바이오디젤 또는 석유 디젤 혼합물 등 최소 0.1%의 디젤 연료 혼합물을 국세청에 등록하면 재생가능디젤의 갤런당 1달러(약 1300원)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SAF 인센티브의 세금 공제액은 최대 1.75달러(약 2285원)다.
연료 소매업체들은 SAF가 환경 영향력, 탄소 감축, 연료 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디젤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SAF에 더 많은 세액 혜택을 제공하는 것에 반대했다.
미 연료 소매업체들, "SAF 뿐 아니라 바이오 디젤 등 저탄소 연료에 공정한 인센티브 제공해야"
미 정부는 바이오디젤과 재생 디젤에 대한 세액 공제도 연장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SAF는 세액공제 뿐 아니라 연구, 개발 및 생산까지 추가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최종 승인된다면 앞으로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로 전환하는 항공사들에게 갤런당 1.25달러(약 1600원)에서 최대 1.75달러(약 2285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향후 8년 이내 항공 배출량을 20% 낮추겠다는 바이든 행정부 계획의 일환이다. 백악관은 SAF 생산을 2030년까지 연간 30억 갤런으로 늘리고, 2050년까지 연간 약 350억 갤런의 항공연료 수요 100%를 충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유나이티드(United), 델타(Delta), 아메리칸(American) 에어라인 등 SAF로 전환하고 있는 주요 항공사들은 SAF 세액 공제 혜택을 환영했다. 항공사들은 항공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 및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사용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항공 연료 전체에서 화석연료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료 소매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SAF 세액 공제 혜택이 바이오 디젤 시장을 오히려 역차별 한다는 것이다. SAF는 바이오나 재생 가능한 디젤보다 덜 탄소 집약적이고 효율이 낮으며, 연료의 총 탄소 배출량도 유사해 SAF를 디젤보다 우대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농업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LMC 인터네셔녈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SAF 생산이 생산량 갤런당 더 많은 공급 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생 가능한 디젤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덜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료 소매업체들은 식물성 기름과 같은 재생 가능한 원료를 생산하다 보면 바이오 및 재생 디젤 시장이 위축돼 경제적 수익이 크게 감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료 소매업체들은 "바이오ㆍ재생가능 디젤 연료와 SAF 공급연료의 배출량이 비슷하다면 두 연료를 동등하게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AF 세액 공제 혜택으로 디젤 연료 공급이 감소되면 생활용품, 주택 난방가격이 치솟고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NATSO의 정부 담당 부사장인 데이비드 피알코브(David Fialkov)는 "환경 편익이 적은 SAF에 대한 우호적인 세금 혜택은 온실가스 감축 방향에 역행한다"며 "이번 조항이 SAF의 환경 영향력에 중점을 두었다면,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저탄소 연료나 혁신 기술에도 동일하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