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전기차 생산 제동 걸려.. 자동차 제조업체, 이번엔 물 부족

2022-08-23     유미지 editor
중국 쓰촨성의 폭염으로 인해 전력 공급난이 생기면서 전기자동차 업계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픽사베이

중국과 독일 지역의 가뭄으로 전기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사건으로 기후 변화를 업계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2일, 중국 리튬 생산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쓰촨성 지역이 폭염으로 수력 발전에 사용되는 저수지가 고갈됐다고 전했다. 60년 만의 이상기후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영 전력망 공사(State Crid Corporation)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섭씨 40도 이상의 기온과 부족한 강우량, 급증하는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관리들이 리튬, 비료 및 기타 금속 생산 업체들에게 공장을 폐쇄하거나 생산량을 제한할 것을 명령했다. 전기를 차단하는 명령을 기존 8월 20일까지에서 25일로 연장됐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사이먼 리(Simon Lee)는 연구 리포트를 통해 “중국 쓰촨성 지역은 지난 60년 중 가장 더운 기온과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다”라며 “7월 이후 양쯔강을 따라 내리는 강우량이 평년보다 45% 낮다”고 전했다.

쓰촨성 지역은 중국에서 약 20%의 리튬과 13%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 생산의 80%를 수력 발전에 의존한다. 애널리스트들은 폭염이 지속된다면 쓰촨성에서 전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주변 성, 저장성 및 장쑤성과 같은 동부 지역 역시 전력 위기를 마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쓰촨 지역 공장의 전력 부족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발표한 폭스바겐/ 폭스바겐

 

폭스바겐, 테슬라…쓰촨 공장 전력 부족으로 EV 배송 및 생산에 차질

폭스바겐은 지난주, “쓰촨 지역 공장의 전력 부족난으로 영향을 받아 배송이 약간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일시적으로 공장을 폐쇄했다.

도요타를 비롯해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을 포함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쓰촨성에 공장이 있어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와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 그룹(SAIC Motor)는 “쓰촨성의 성도인 청도에서 동쪽으로 약 2000킬로미터 떨어진 상하이 당국에 전력 위기가 올 경우 생산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기후 변화를 비즈니스의 위험 요소로 여겨왔다. 테슬라는 기후 관련 재해가 발생하면 본사와 생산 시설이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당사 제품의 생산 및 배송이 중단 또는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제조업체는 기후 변화가 생산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조치가 적당히 취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기업들은 공급이 점점 부족한 지역에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제조 공장을 계속해서 건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배터리 부품의 90%를 재사용하기 위해 독일에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최근 독일의 브란덴버그(Brandenburg)와 작센(Saxony)주에서는 산불이 일어 여러 지역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이 지역에는 테슬라와 BMW의 자동차 공장이 위치해 있다. 테슬라는 미국 평균 연간 강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서 10년 이상 전기 자동차를 생산해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는 공장에 재생 에너지 발전기를 설치하고 있고, 물 소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BMW 역시 인도 첸나이에 있는 공장을 예로 들며 우기에 빗물을 수집해 공장의 연간 물 수요량의 60~90%를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BMW 대변인은 "공급망의 위기가 새로운 도전"이라며 "함께일 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