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뱅크 확산, 기후 프로젝트 지원과 지역사회 경제에도 효과

기후단체, 그린뱅크 미국 전역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

2022-09-14     양윤혁 editor
경기연구원의 그린뱅크 관련 보고서 표지. /경기연구원

미국은 약 270억달러(약 37조원)의 온실가스 감축 기금으로 미국의 배출량 감축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저소득 지역사회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투입될 약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은 미국 최초의 그린뱅크(Green Bank) 설립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린뱅크 관련 연구 결과가 경기연구원을 통해 지난달 25일 발표됐다.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뱅크는 저탄소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기후변화 또는 친환경에너지 분야 금융을 전담하는 기관이다. 그린뱅크는 자금을 조달해 탄소중립을 위한 프로젝트 및 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한다. 현재 12개 국가에 27개 그린뱅크가 있고, 신흥국 및 저개발국 등 20개국에서 그랜뱅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고 경기연구원은 밝혔다.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제시된 전 세계 그린뱅크 설립 현황 / 경기연구원

그린뱅크, 기후ㆍ정의ㆍ일자리 문제 해결도?

그린뱅크는 초기 자본금을 공공자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지역 상황이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경기연구원은 그린뱅크가 녹색 금융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사회의 재정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를 이끌 수단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에서도 그린뱅크 자금으로 지역사회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후단체인 에버그린 액션(Evergreen Action)의 공동 설립자인 샘 리케츠(Sam Ricketts)는 “그린뱅크는 혁신적인 프로그램들 가운데 하나”라며 “국가 권한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립을 위해 모든 주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가디언을 통해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드워드 마키(Edward Markey) 상원 의원은 그린뱅크가 지역사회의 인프라 발전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마키 의원은 “그린뱅크는 일자리, 정의, 기후 세 부문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후·신재생에너지 기업은 자금을 활용해 지역사회의 녹색 이니셔티브와 인프라 발전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립 그린뱅크는 12개 이상 주의 기존 그린뱅크의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뉴욕 그린뱅크는 2014년 설립된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민간에 대출했다. 뉴욕 그린뱅크 자금은 ‘커뮤니티 태양광 프로젝트’에 사용됐다. ‘커뮤니티 태양광 프로젝트’는 태양광 장비 설치가 어려운 지역사회 주민을 ‘오프사이트(off-site) 태양광 프로젝트’에 포함해 주민들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을 이끌었다. 오프사이트 태양광 프로젝트는 소유지 바깥에 발전 시설을 두고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뉴욕 그린뱅크를 출범시킨 뉴욕에너지연구개발청 리처드 카프만(Richard Kauffman) 청장은 그린뱅크의 성공적 활용 사례로 ‘커뮤니티 태양광 프로젝트’를 꼽았다. 뉴욕 그린뱅크 설립 전 기존 대출 기관은 재정적 위험을 이유로 태양광 프로젝트 자금 승인을 주저했다고 한다. 카프만 청장은 “뉴욕 그린뱅크는 자금 조달의 가용성 문제를 해결해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그린뱅크에서 지역의 나머지 태양광 프로젝트 시장을 선구적으로 확립하면서 이익을 냈다”고 덧붙였다. 

 

그린뱅크, 기후 프로젝트 대출에 자립성도 검증 

기후 전문가들은 세계가 기후 재앙을 피할 시간이 부족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국제적 행동이 더 지연되면 살기 좋은 미래를 확보할 시기를 놓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녹색자본연합(Coalition for Green Capital)에 따르면, 미국 내 지역 그린뱅크 대출액의 99.62%는 상환됐다. 그린뱅크들이 배출량 감축 프로젝트에 추가적인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녹색자본연합은 분석했다. 녹색자본연합은 지난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그린뱅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녹색자본연합 공동 설립자인 리드 헌트(Reed Hundt)는 “그린뱅크의 자금은 보조금으로 사라질 것이 아니라 계속 운영될 자금”이라며 “스스로 지속할 수 있는 금융 기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립 그린뱅크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의 다른 조항과 결합하면 10년 내로 미국의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조 바이든(Joe Biden) 정부의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가디언은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