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의 폐열로 더블린 주택 난방 해결
아일랜드 더블린의 스타트업 코데마(Codema)가 데이터 센터에서 방출된 에너지를 가정 난방에 재활용하고 있다고 지속가능 미디어 그린비즈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데이터 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분야 중 하나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수용하는 건물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1~2%를 사용한다. 이 수치는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감안하더라도 2025년에는 2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에너지는 거의 100%가 열로 방출되기 때문에 고비용의 에너지 집약적인 냉각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컴퓨팅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센터를 더 많이 구축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전문가와 에너지 기업은 수년간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마존(Amazon)을 비롯한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은 데이터 센터에서 폐열을 재활용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캠퍼스는 인근 웨스틴(Westin) 데이터 센터에서 거대한 냉각 타워를 통해 방출된 폐열로 난방이 이뤄진다.
겨울에 기온이 영하 1도까지 떨어지는 덴마크 오덴세(Odense)에서는 메타(Meta)의 5만 평방미터(약1만5000평) 규모의 데이터 센터가 지역 난방 시스템에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이 열 에너지는 주민들에게 재배포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핀란드에서 유사한 방식을 실행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코데마(Codema)는 탈라그트(Tallaght) 지역에 있는 아마존 데이터 센터와 제휴, 배출되는 폐열을 포착해 가정과 의회 건물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계획은 아일랜드 최초의 대규모 지역난방 네트워크인 탈라그트 지역난방계획(Tallaght District Heating Scheme, TDHS)의 일환이다.
탈라그트 지역난방계획은 2021년 5월 착공해 2022년 초부터 가동되고 있다. 더블린 시의 전 시장인 앤드류 몽태규(Andrew Montague)는 “아일랜드에는 수많은 데이터 센터가 있는데, 이를 내버려두는 건 엄청난 낭비”라며, "만약 우리가 이 데이터센터를 지역난방에 사용한다면, 집과 건물의 단열재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정의 단열재에 소비되는 수십억 유로를 절약할 수 있다"고 그린비즈에 밝혔다.
아일랜드의 70개 데이터센터에서는 소비 전력의 14%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아일랜드의 모든 시골 가정에서의 전력 소비량을 합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데이터 센터 및 기타 폐열원에서 파생된 에너지는 EU 총 에너지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열과 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데이터 센터에서 수집된 열은 단열된 지하 파이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건물과 가정에 열을 분배하는 지역 난방 시스템으로 전달된다. 데이터 센터에서 포착한 열은 공간 난방에 불충분한 섭씨 35-40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열 펌프를 사용, 최대 6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한다. 이는 소비되는 전기의 양을 증가시킨다고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교수 앤서니 로빈슨(Anthony Robinson)은 지적한다.
로빈슨 교수의 또 다른 우려는 "공기는 열을 운반하는 좋은 매개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 계획처럼 공기를 통해 열을 운반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큰 열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로빈슨 교수는 이 열을 운반하기 위해 물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결국 300%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폐열 재활용은 필요한 만큼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데이터 센터의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냉열 재활용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추후 연구가 진행될 경우 이 열을 포착해 사용할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
데이터 센터의 폐열을 재활용하면 최대 160만 가구 가열
데이터 센터 및 기타 폐열을 재활용하면 연간 3579기가와트시(GWh)의 열이 발생하며 최대 160만 가구까지 난방용으로 쓸 수 있다. 코데마는 아일랜드에 있는 소도시의 약 70%가 이러한 형태의 난방에 적합하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이는 시골지역이나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의 집에 연결되는 파이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탈라그트 지역 난방 계획에 따르면, 이 열은 지역의회 홀의 본부, 지역 도서관 및 TU 더블린의 탈라그트 캠퍼스 같은 지방 정부 건물에서만 사용된다. 시의회는 이를 133가구의 저렴한 아파트와 탈라그트 공공용지에 건립할 혁신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몽태규는 전 의원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난방 시스템보다 훨씬 더 저렴할 것이다. 게다가, 기름값이나 기름값의 상승과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저비용으로 지역 난방이 공급되면,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개조의 필요성을 없앨 수 있다. 몽태규 전 의원은 "리모델링이 한때 아일랜드에서 배출량 감소의 열쇠로 여겨졌지만, 이 새로운 데이터 센터 열 재사용 방법은 열 공급을 위한 매우 실용적인 방법이며 개조에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더블린시와 아일랜드의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은 한 채에 5만500달러(약7000만원)가 드는 비싼 방안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