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98%, 물리적 리스크 노출된다... 포스코도 침수피해로 리스크 성큼

2022-09-19     박지영 editor

세계 대기업 90% 이상이 2050년까지 기후변화의 물리적 영향에 크게 노출된 자산을 적어도 1개 이상 보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불이나 홍수 등에 노출된 창고나 데이터 센터 같은 자산이 그 예다.

S&P 글로벌이 서스티너블1(Sustainable 1)이 조사한 결과 S&P 글로벌 1200에 속한 대기업 98% 이상이 2090년까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느낄 것이라고 집계했다. 에너지, 유틸리티, 소재 섹터의 S&P 글로벌 1200 기업 70% 이상은 기후 변화의 물리적 위험이 20%를 넘는 자산을 적어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P는 대기, 육지, 해양의 물리, 화학, 생물학을 시뮬레이션한 기후 모델을 사용하여 2만 개 이상의 기업과 87만 개 이상의 자산 위치에 대한 위험을 평가헸다. 각각 0에서 100까지의 점수를 매겼다.

2050년대까지 각 기업은 75% 이상 영향을 받는 자산을 최소 한 개 이상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조사 결과 물의 응력과 극도의 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해지고 있다. S&P 글로벌 500에 속한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2050년까지 기후위기의 결과로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자산이 20% 이상 가치를 잃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기업 소유자와 투자자들은 기후위기가 주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신뢰하게 될 것으로 봤다.

이런 결과는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전혀 없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다만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협정 목표가 달성되면 물리적 위험이 높은 자산을 보유한 대기업은 39%로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S&P Global의 탄소 및 환경 데이터 및 리스크 분석을 수행하는 트루코스트(Trucost)와 최근 인수된 더클라이밋 서비스(The Climate Service)가 수행했다. 극한의 열, 극한의 추위, 산불, 물 스트레스, 가뭄, 연안 홍수, 자갈 홍수, 열대 저기압 등 8가지 위험에 대한 노출을 조사했다.

더클라이밋 서비스(The Climate Service) 제임스 맥마흔 CEO는 “우리의 역할은 기후 데이터를 투자자에게 유용한 결정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2만개 기업의 위험 노출을 예방하는데 들어가는 미래 재무 비용을 파악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S&P Global 서스티너블1의 ESG 혁신 글로벌 책임자인 스티브 블록(Steve Bullock)은 “글로벌 평균을 사용해 물리적 위험을 측정하는 건 자산 수준의 영향을 파악하는데 다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영국의 폭염, 미국의 산불, 중국의 기록적인 기온 등 전례없는 기상 조건을 경험했다”며 “불확실성에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S&P는 물리적 위험 노출이 다가온 자산을 채점한다면 재무적 영향을 계산할 수 있으며, 기업이 기후 위험 노출을 다룰 수 있다고 봤다. 기후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JP모건 체이스, 피치 레이팅스, 모닝스타는 올해 모두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포스코,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 물리적 리스크 성큼

지난 8월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강타하면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봤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포항제철소에서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16일 ”힌남노로 인한 철강제품 생산 차질로 2조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포스코 별도 기준 매출(39조9202억원)의 5.1%에 이른다. 올 2분기에 포스코는 매출 11조8708억원, 영업이익 1조3224억원을 올렸다.

현재 생산량을 기준으로 이번 수해 피해를 추산하면 170만톤의 제품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포항제철소 생산량(1685만톤)의 10%를 웃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품별 생산 개시 예상 시점/포스코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모든 포항제철소 설비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장 큰 침수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공장의 경우 피해가 심각해 언제 재가동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1년 ESG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중요이슈(Meterial Issue) 2번째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은 바 있다. “폭우, 홍수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 현상에 따라 원료 조달 차질 등 잠재적인 물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대응방법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CCUS 기술 적용 등만 언급해 앞으로 물리적 리스크에 대비할 전략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