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2030 녹색건축물로의 전환 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건축자재
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는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서 "날로 증가하는 세계 인구의 90%가 중층 목조 건물에 거주하게 될 경우 2100년까지 1060억톤의 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 과학자들은 네 가지 토지 이용 시나리오 결과, 나무가 자라는 동안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 않기 때문에 건축 자재 중 목재가 가장 낮은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목조건축물에 대한 2050 탄소중립 실효연구 자료가 발표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건축물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도 개정됐다.
개정 규칙은 목구조건축물을 지붕 높이 18m 이하, 처마 높이 15m 이하 및 연면적 3000㎡이하로 규모를 제한했는데, CLT(Cross Laminated Timber, 구조용 집성재)와 같은 고성능 목조자재가 개발되는 등 여건 변화에 맞춰 규모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규칙 개정으로 우리나라도 녹색 건축물로의 첫 번째 전환점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전에는 목조건축 시장이 소규모 목구조 주택에 국한됐었으나, 이제는 선진국과 같이 대형 목조건축으로의 시장 확대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의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 요구로 인해, 우수한 친환경 목조건축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목조건축물로의 전환, 안전성 검증 완료
목재는 여전히 주택 건설업자가 선호하는 자재이지만, 이상기후와 함께 산불도 많아지면서 일각에서는 가연성 물질인 목재로 건축하는 데 대한 두려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목재는 다른 자재에 비해 불이 잘 붙고, 크고 긴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 고층 건축 자재에 잘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전 세계에서는 거대한 규모의 목조 건축물이 등장하고 있고, 새로운 공학목재의 탄생으로 안전성도 인정받고 있다.
우선, 목재는 열전달 속도가 매우 낮다. 내부의 목재 부분이 건축물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물질이다. 실제로 화재 발생 시(400도씨, 5분 이내 기준) 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강도가 40% 이상 높게 나타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가 2017년 진행한 시험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CLT 목구조 부재 3종(내력벽체 2개, 바닥 1개)과 집성재 부재 2종(보 1개, 기둥 1개)이 화재에 대한 안전성(내화성능)을 만족시켰다. <건축법 시행령, 제2조 제7호>에 해당되는 국토교통부령(피난방화규칙 제 3조)으로 정하는 기준에 부합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또한, 목재는 다른 건축자재와 비교했을 때 그 자체로 무게에 대한 강도가 커서 지진으로부터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크다. 일본의 경우, T-MEC社의 목조주택형 환풍기 댐퍼(Damper)는 화재에도 안전한 오일 댐퍼 형식이며, 6.9의 지진대 실험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공동주택의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에 대한 규제 변화도 생겨
목조건축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위해서는 바닥충격음 또한 고려해야 한다.
여러 제품들이 국립산림과학원의 목조 바닥에 대한 중량충격음 평가에서 50Db이하 기준을 만족하는 연구성과를 보였고, 세계 목재 축제(WOW, World of Wood Festival)에 소개된 한그린 목조관과 일본 CLT바닥의 긍정적인 평이 이어졌다.
규제와 관련, 목조 공동주택에 CLT(집성재, 합판) 등의 바닥구조를 적용할 수 있도록 주택법의 규제 개선 요청과, 층간 바닥의 중량 충격음 차단구조 인정, 품질 실험을 생략할 수 있는 성능기반 제도가 요구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3일, 국회 논의를 거쳐 바닥충격음 성능검사(사후확인제도)를 위한 '주택법'을 개정했으며, 22년 8월 4일부터는 새롭게 마련한 바닥충격음 성능검사 기준으로 공동주택 시공 이후 성능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친환경 목재도시 구현을 위해서는…생물다양성도 고려해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목재 도시’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규모를 분석한 연구에는 목재가 전과정평가(LCA), 즉 자재를 얻는 과정에서도 친환경인가를 고려할 수 있도록 숲과 생물 다양성에 대해 언급했다.
목재건축물을 위한 나무농장을 설립하는 것은 자연적인 숲에서 자재를 얻는 것보다 생물 다양성 손실을 증가시키고 더 쉽게 타는 경향이 있다고 환경론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시니 에리에(Sini Eräjää) 그린피스 유럽 식량 및 숲 캠페인 책임자는 “자연적이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숲은 가뭄, 화재 및 질병에 더 탄력적이므로, 나무농장보다 훨씬 안전한 탄소 저장소다. 나무는 건설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귀중한 자연을 희생하여 세계의 나무 농장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녹색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제한하기 위한 강력한 거버넌스와 신중한 계획이 촉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현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 기자
김주현 청년기자는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을 전공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보여지는 것과 혹은 보지 못하는 자연친화적인 모든 것을 탐구하고 있다. 도시와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환경을 꿈꾸며 생태계를 위한 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