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 보고서, SDG 파트너십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 모색
세계자원연구소(WRI, World Resources Institute)에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 파트너십 관련 보고서를 지난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초기 단계 SDG 파트너십 지금 지원 촉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SDG 파트너십의 자금 조달을 위한 해결과제를 제시하고 투자 경향을 검토했다. WRI는 파트너십 회원과 투자자들에게 네 가지 권장 사항을 제시한다.
금융기관이 포함되는 SDG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은 전 세계 지속가능성 체제로의 전환의 중요한 요소다. 한편 WRI 조사에 따르면 여러 파트너십에서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WRI는 각 국가의 정부나 기관 등 자금 제공자가 원활히 파트너십에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선결과제 8가지를 제시했다. 조사는 66개의 민간 주도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초기 단계 파트너십의 8가지 과제
1. 유연하지 못한 보조금 투입
민간 주도 파트너십은 설립 초기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받는 보조금 수령 이후부터 난관에 마주한다고 WRI는 분석한다. 보조금이 투입되면 파트너십은 자금 제공자로부터 모니터링 및 평가를 받고 자금 운용을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한편 보조금의 규모가 작거나 기간이 한정돼 유연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WRI는 지적했다. 유연하지 못한 보조금 투입으로 파트너십의 혁신이나 정책 시도에 부담을 주고 규모를 키우는 데에 악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WRI는 파트너십에서 원활히 초기 단계의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투입을 필요에 따라 계층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 파트너십의 초기 단계 지원 확대 필요성
일단 파트너십이 설립되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재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한편 WRI는 여러 자금 제공자들이 파트너십의 설립 초, 1단계(Stage 1)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단계의 파트너십에는 약 1~3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약 50만달러(약 7억원) 미만의 적은 금액이 투입된다. 보조금이 한정적인 기간에만 지원되고 자금 규모 역시 작아 파트너십의 연구, 사업 또는 네트워킹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WRI는 분석했다.
3. 과도한 성과 측정과 보고 요건
파트너십에 자금이 투입되면 자금 제공자에게 투자 영향을 평가받고 보고해야 한다. 자금 제공자는 통상적으로 파트너십에 핵심성과지표(KPI)와 모니터링, 영향 평가 등을 요구한다고 WRI는 밝혔다. 자금 제공자의 요구가 투자의 장기적 효과까지 반영하기 어렵다는 않는 문제도 있다. WRI는 초기 단계의 파트너십이 강화되려면 자금 제공자의 요구사항으로 인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한다.
4. 증명된 모델을 추종하는 투자자들
WRI 조사 결과 자금 제공자들이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한 투자를 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업 모델에 맞는 자금 제공자를 찾는 데에 파트너십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을 유치한 파트너십 가운데 약 60%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파트너십의 약 26%가 사업 모델에 맞는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WRI는 투자자들이 투자위험을 줄이려고 기존에 성과가 증명된 사업 모델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WRI 조사에 응한 파트너십 가운데선 투자자들이 친환경이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가진 부문에 투자하기를 주저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5. 투자자의 엄격한 원칙과 요구사항
국가나 공공기관 등 자금 제공자처럼 민간 투자자도 초기 단계 파트너십 투자에 엄격한 원칙을 적용한다. 파트너십이 초기 단계일 때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WRI는 분석했다.
6. 보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조사대상인 파트너십 중 세 곳에선 투자자들이 보조금 유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WRI는 초기 단계에서 보조금을 받는 파트너십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자립성을 약하게 만들며, 추가적인 보조금이 필요하게 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파트너십의 자립성이 약해지면 투자 유치 경쟁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7. 투자자의 투명성 및 책임감 부족
파트너십이 성장하면 1단계에서 2단계 투자 단계로 나아간다. 한편 보고서는 1단계 파트너십이 성장해 2단계 투자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투자자가 요구하는 영향 평가나 사회적 위험 평가에 관한 정보를 보유해야 하는데, 공개가 되지 않아 파트너십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WRI는 투자 영향 평가나 사회적 위험 평가 관련 정보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공시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트너십으로서는 정보를 얻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8. 규제와 정책의 결함
파트너십 운영에는 국제적 금융 규제나 환경정책 변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조사대상 가운데 일부 파트너십에선 글로벌 정책 환경이 파트너십에 대한 투자 매력을 낮춘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면 저탄소 연료를 위한 파트너십이 존재하지만, 막상 저탄소 연료를 확대하려는 목표를 지원하는 국가가 없는 경우다. 이처럼 전 세계 환경 정책과 금융 규제가 빠르게 변하면 일부 파트너십의 활동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WRI는 분석했다.
네 가지 권고사항…핵심은 파트너십 안정성 확보
WRI는 앞서 밝힌 8개 과제를 극복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네 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이는 ▲투자자의 변화된 투자 접근법 채택 ▲투자 결정에 대한 투자자의 유연한 태도 ▲투자자의 요구사항 관련 투명성 및 책임 향상 ▲양질의 자금 조달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의 목표 설정이다.
보고서는 "자금 제공자와 투자자가 파트너십에 자금을 조달할 때 파격적인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자금을 지원하는 국가의 정부는 파트너십 구축에 투입되는 자금의 비율을 늘리고, 금융기관은 초기 단계 조직에 자금을 제공하는 위험에 대한 내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결정 방법에 대한 투자자의 유연한 태도도 강조한다. WRI는 자금 제공자와 투자자가 파트너십에 요구하는 보고 사항의 부담을 줄여야 파트너십이 활성화된다고 예측했다.
WRI는 투자자가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에 대한 책임의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보고서에는 세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먼저 투자자가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측정·관리하는 프레임워크를 마련해 공시를 개선하는 방안이 있다. 다른 방안으로는 제3자에 감사를 맡기는 방안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IRIS+나 SDG 등 기존의 프레임워크를 이용해 파트너십의 성과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추적하는 방안이 있다.
WRI는 파트너십이 충분한 자금을 유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정 업계 내에서 성과를 낸 파트너십은 동종 업계에 있는 다른 가속화 프로그램과의 협업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WRI는 보고서를 통해 SDG 파트너십에 관여하는 구성원이 역할에 따라 과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금을 제공하는 국가, 투자자는 파트너십에 유연하게 투자 결정을 내리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이익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