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탄소시장 메이저들, 글로벌 원칙도입 시도에 우려
베라·&골드스탠다드, IC-VCM과 견해 엇갈려
자발적 탄소상쇄시장에서 크레딧을 부여하는 기관으로 베라(Verra)와 골드스탠다드(GS) 두 곳이 있다. 한편 자발적 탄소시장 청렴위원회인 IC-VCM(The Integrity Council for the Voluntary Carbon Market)에서 지난 7월 발표한 계획에 두 기관이 반대하고 나섰다. 자문 회사인 클라이밋 포커스(Climate Focus)에 따르면, 베라는 지난해 탄소 배출권의 약 83%, GS는 12%를 발행했다.
IC-VCM은 약 250개 이상의 조직이 참여한 이니셔티브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숲 조성, 태양 전지판 설치 등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고 탄소상쇄시장을 조율하고 있다. IC-VCM은 전 세계 탄소시장에 단일한 평가원칙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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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ㆍ골드스탠다드, IC-VCM 기존 정책 보완에 집중해야
베라는 IC-VCM의 계획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난 21일(현지시각) 성명을 발표했다. 베라는 탄소시장에 글로벌 원칙을 도입하는 시도가 지나치게 권위적이라고 지적했다. 성명에 따르면, 베라는 탄소 크레딧을 정말하게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으로 현행 검토 방식을 대체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IC-VCM의 방식이 도입되면 탄소시장에 투입되는 자금이 줄어들 것으로 베라는 예측했다.
베라는 성명을 통해 IC-VCM이 국제적인 표준을 정하기보다는 기존의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IC-VCM이 제시한 평가 체계가 기존의 작업을 반복해 소요를 키운다고 덧붙였다. 베라 측은 ‘핵심 탄소원칙(CCP) 초안과 평가 프레임워크(AF) 초안에 대한 초기 분석이 일부 순수주의자를 만족시킬 뿐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GS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5일 IC-VCM의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프로젝트 검증에만 집중하면 새로운 프로젝트와 배출량 감축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가 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의 프로젝트에 대한 요구사항을 완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IC-VCM이 요구한 이사회 회의록에 관해서도 의사결정에 필요한 공개적인 토론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GS는 필요한 경우 IC-VCM이 승인을 철회토록 하는 등의 추가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IC-VCM의 과제, COP27과 이중계산 문제
GS는 IC-VCM이 올해 11월에 예정된 COP27(제27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내릴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 거래에 투입된 민간자금 가운데 기후적응 기금으로 사용할 비중을 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GS는 IC-VCM이 탄소감축 크레딧 이중계산(double-counting)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중계산이란 하나의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두고 국가가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기업의 감축실적으로 두 곳이 모두 실적으로 주장하는 문제를 말한다. 에코비즈니스에 따르면, 이중계산에 대해 IC-VCM 측은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한편, 지난 27일(현지시각) 공개 피드백 의견을 마감한 IC-VCM의 초안에는 2200개가 넘는 의견이 수렴됐다고 에코비즈니스는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IC-VCM은 올해 말까지 첫 공식 규칙집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