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성 메탄 모니터링 늘어...메탄 감축 의무와 압박 거세질까
비교적 최근까지 기후변화의 초점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에 대한 인식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
환경전문 미디어 에코 비즈니스(Eco-Business)는 5일(현지시각) 메탄의 위협과 기회에 대해서 다루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기후변화 원인으로 화석연료 기반시설, 축산농가, 매립지 등의 배출원에서 발생한다. 메탄은 20년 안에 사라지지만 온실 효과가 강력하다.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라고 불리는 열을 가두는 능력을 보면, 메탄은 10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보다 28배, 20년 기준으로 84배 높다.
대기 중 농도는 산업화 이전부터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980년대 이후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메탄의 배출은 현재까지 순수한 온난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메탄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만 명이 조기에 사망하는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지상 오존의 원인이 되고 농작물과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기 중에 300~1000년 동안 남아있는 이산화탄소와 대조적으로, 메탄은 대기 중에 10년 정도만 존재하기 때문에 메탄 배출량을 줄이면 지구온난화 영향도 빠르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글로벌 메탄 협정, 현재 상태는?
때문에 지난해 열린 COP26에서 '글로벌 메탄 협정(Global Methane Pledge)'을 맺어 큰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술라 폰 데르 레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에 의해 글로벌 메탄 협정이 공식 출범했다. 현재 인간활동으로 인한 전세계 메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20개국 이상이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기로 약속하고 보다 강력한 보고 기준에 동의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공약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메탄 감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한다.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에너지 분야의 메탄 배출에 관한 작업을 이끌고 있는 만프레디 칼타지로네(Manfredi Caltalgirone) 국제 메탄 배출국장 직무대행은 “모든 정치적 약속과 마찬가지로 이행이 필요하지만, 이 협약에 서명한 관할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부 및 기업으로부터 조치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대리권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개 이상의 자선단체와 단체로 구성된 글로벌 메탄 허브(Global Metan Hub)의 최고경영자인 마르첼로 메나(Marcelo Mena)는 "중국이 미국과 메탄에 대한 조치를 포함한 양자협정을 체결했지만, 대만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으로 8월 이후 협력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은 주로 새로운 규칙을 통해 석유 및 가스 추출과 가스 유통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줄일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합의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법)은 연소 등으로 대기 중에 폐기되는 가스에 대한 요금을 신설해 사업자가 환경보호청(EPA)이 규제하기 전에 빨리 메탄을 줄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미국 상원을 겨우 통과한 IRA법은 미국의 석유산업에 메탄수수료 일부를 면제해준다고 로이터가 지난 8월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메탄수수료가 많은 사업장에서 면제되는 것은 바이든 정권이 당초 기후법안에서 IRA법으로 후퇴한 뒤, 합의를 위해 민주당 지도부가 타협한 결과다.
미 의회가 도입하려고 하는 메탄수수료(methane fee)는 매년 온실가스의 일종인 이산화탄소를 2만5000톤 이상 배출하는 시설에 적용된다. 메탄수수료는 이 기준을 초과 배출하는 기업에게 2024년부터 톤당 900달러(약126만원)를 부과하고, 2026년에는 톤당 1500달러(약211만원)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메탄수수료는 석유와 가스 회사들이 시추, 운송, 저장 및 처리 중에 누출을 막고 메탄 가스를 고의적으로 배출하는 것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의회 조사국의 법안 분석에 따르면, 메탄수수료는 소수의 거대 석유회사와 독립 생산업체들의 배출량의 약 60%를 면제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올해 말 발표할 예정인 메탄가스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석유 및 가스 회사들도 수수료를 면제받게 된다. 이 규정은 미국의 석유·천연가스 회사들에 유정·가스정, 저장탱크, 처리시설 등에서 메탄이 새는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신형 메탄 누출 감시 장비를 갖추도록 규제한다.
유럽위원회도 메탄 전략 발표... 위성 메탄 관측 데이터 늘어
한편, 유럽위원회는 2020년 에너지, 농업, 폐기물 분야의 메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화석연료와 바이오메탄 분야에 대한 추가 법안 초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EU 전역에서 메탄 배출량 측정, 보고, 검증, 누출 검출과 수리, 환기 및 일상적인 연소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하지만 유럽위원회의 이번 초안은 수입 화석연료의 메탄 배출에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U의 2020년 수입 석유 및 가스의 메탄배출량은 1000만톤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인 글로벌 메탄 트래커에 의하면, 2020년 EU 내의 석유 및 가스 부문 메탄배출량은 1400만톤이어서 수출과 내수 화석연료 산업의 메탄 배출량이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메탄 감축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배출원과 배출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별로 없거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데이터 또한 실제 측정치가 아니라 추정에 기초한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가 보고한 메탄 배출량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연구도 늘어나고 있다고 에코비즈니스는 밝혔다. 클린에어태스크포스(Clean Air TF)에 따르면, 12개의 EU 국가들에서 450개 이상의 메탄 공급원을 발견했는데, 이는 이전의 정책입안자들과 산업계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말해온 곳들이었다. 올초 IEA의 메탄추적기는 "에너지 부문에서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고한 양보다 약 70% 이상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조만간 상황이 반전될 전망이다. 위성을 이용한 메탄의 배출량 측정이 많아지고, 이를 정량화하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비즈니스는 "고해상도, 커버리지(범위), 검출 임계치를 높인 새로운 위성이 개발되고 있으며, 복수의 프로젝트가 곧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혓다.
여기에는 EDF(환경보호기금)의 '메탄 SAT(Methan SAT)'가 포함된다. 이는 메탄 총배출량을 정량화하기 위해 더 넓은 지역에 걸쳐 집중적인 발생원과 배출원을 모두 탐지한다. 또 '카본 매퍼(Carbon Mapper) 또한 어디에서 메탄이 다량 배출되는지 식별되는 것을 파악하는데, 미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1억달러 규모의 메탄 위성 모니터링 프로젝트가 가동중이다.
이러한 모든 이니셔티브들의 메탄 관측 정보는 UNEP의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다. 이 플랫폼에서는 UNEP에서 운영하는 OGMP 2.0 보고서 프레임워크에 서명한 정유 및 가스회사들에 의해 보고된 메탄 데이터 또한 이용할 수 있다.
메탄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측정 기반 데이터가 늘어나고 이러한 데이터가 기업과 정부, 투자자, NGO들에게 공개될 경우 향후 메탄 감축에 대한 압력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캠페인 단체 어스웍스의 정책 책임자 로렌 파겔은 "석유와 가스의 국가 메탄배출 기준이 신규 시설에만 적용되고, 오염 대부분이 기존 발전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 규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으로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메탄 감축을 의무화하는 제도나 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Tip! 메탄은 어디서 배출될까?
메탄은 습지와 야생동물로부터 자연적으로 배출된다. 인간에 의한 배출의 대부분은 화석연료, 농업, 폐기물 등에서 나온다. 메탄 발생에서 석유 및 가스 추출, 가공 및 유통은 23%의 비중을 차지하고, 석탄 채굴은 12%를 배출한다. 매립지와 폐수는 약 20%를 차지한다. 농업에서 가축의 비료와 장내 발효 배출은 약 32%, 쌀 재배는 8%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메탄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이미 존재하며, 그 대부분이 저비용이거나 부정적인 비용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폐기물 부문에서는 음식물 및 동물성 폐기물이 에너지로 전환되고, 매립지의 메탄은 천연가스로 전환될 수 있다.
농업은 더 복잡하다. 쌀 재배는 메탄이 많이 발생하지만 논의 침수를 제한함으로써 쌀의 수확량을 줄이지 않고 메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UNEP에 의하면, 가축의 메탄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은 확실하지 않다. 왜냐하면 가축의 메탄 배출은 육류 소비의 감소와 같은 소비자의 행동변화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