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환경청, 바이오연료혼합 확대 제안…전기차도 크레딧(e-RIN) 부여하나

전기차 산업, e-RIN 도입시 IRA 감세 혜택과 함께 수혜 예상돼

2022-10-07     양윤혁 editor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RFA에 전기차 산업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EPA

미국환경보호청(EPA)이 전기차 산업을 바이오연료 혼합(RFS, the Renewable Fuel Standard) 프로그램에 추가해 신재생 연료 크레딧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PA는 2022년 이후의 의무 사항이 담긴 제안서를 백악관에 제출해 승인받을 예정이다. 계획이 승인되면 RFS 프로그램 출시 이래 최대 개혁이 될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EPA의 팀 캐럴(Tim Carroll) 대변인에 따르면, EPA는 RFS 프로그램의 시한에 맞춰 이번 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전기차 산업이 RFS 프로그램에 포함되면 정유사와 곡물 업계에 이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칠 주요 산업이 될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예측했다.

현재 정유사는 이후 RFS 프로그램에 따라 일정 비율의 바이오 연료를 혼합하거나 RIN(Renewable Identification Number)이라는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2022년 바이오 연료 혼합 의무량은 206억3000만 갤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5년 8월부터 RFS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석유정제, 수출입기업 가운데 수송용 연료를 생산·수입하는 기업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경유와 혼합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만 적용하고 있다. 디젤 차량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지난 9월 27일 현대차(Hyundai)는 내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싼타페 5세대에서 디젤을 제외하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구성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RFS 소개. / 신재생에너지센터

신규 크레딧 e-RIN, 전기차 외 업계로 확대 가능성도

EPA의 계획에 따르면 전기차 산업은 e-RINS라는 새로운 크레딧을 이용하게 된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업계나 재생가능한 바이오가스를 발전소에 공급하는 쓰레기 매립지 등 관련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블룸버그는 바이오가스 생산자와 충전소 사업자 자동차 제조업체가 크레딧의 가치를 두고 경쟁하면서 RFS 프로그램에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e-RIN 프로그램은 빠르면 2024년에 시작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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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생 가능한 전력으로 충전한 전기차에 크레딧을 부여하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의 감세 혜택과 함께 전기차 산업을 강화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측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는 e-RIN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에 테슬라(Tesla)가 참여하고 있다고 지난 6월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규 차량 가운데 무배출 차량의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미국에선 대기청정법에 따라 EPA는 매년 11월까지 RFS 프로그램의 요건이 내년의 혼합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해 공표하고 있다. EPA는 오는 11월 16일까지 내년 바이오 연료 혼합 비율을 제안할 예정이다. 

 

바이오연료, 식량난 가중될까 반대 의견도 있어

한편, 이러한 바이오연료가 식량 부족을 야기한다는 반대 주장도 만만치는 않다. 미국은 유가급등으로 중동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05년과 2007년 휘발유에 바이오 에탄올을 혼합하는 내용이 담긴 재생연료 의무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4월 12일 아이오와주의 에탄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바이오 에탄올을 활용해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공행진 하는 유가를 잡겠다는 제스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3월 물가 상승의 70%는 푸틴 때문에 발생한 유가 상승에서 기인한다"며 유가 안정을 위해 에탄올 함유량이 15%인 고(高)에탄올 휘발유 E15에 대한 판매 허용 방침을 밝혔다. 미국에선 지난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E15가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이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휘발유는 에탄올 함유량이 10% 안팎이었으나, 바이오 에탄올 비율이 높을수록 가격은 저렴해진다. 정부로선 바이오 에탄올 사용으로 석유 수입량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로선 주유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녹말 작물은 대개 식량으로 쓰여 바이오 에탄올 연료 활용이 많아지면, 식용 자원을 줄여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빈국에 식량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발도 있다. 주요 식량 수출국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식량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반발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