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 사로잡을 ESG 어떻게 할까…‘ESG Best Practice’ 세미나
‘소비자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ESG Best Practice’ 세미나가 7일 개최됐다.
소비자광고심리학회(회장 성용준)와 EY한영 주최로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우선 안대천 한국광고학회장(인하대 교수)은 ESG로 인한 기업과 소비의 변화를 강조했다. 안 회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과 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소비에 있어 '균형성'과 '공정성', '환경 보호', '인간 중심' 등의 키워드가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옥용식 고려대학교 교수 겸 국제 ESG 협회 공동협회장은 기조 강연에서 “지속가능한 소비는 천연자원 사용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옥 교수는 “최근 연구와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에 직결된 환경, 플라스틱, 기후변화, 해양,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요소를 소비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속가능한 소비 동향과 기업의 대응 사례가 소개됐다. 박재흠 EY한영 ESG 임팩트 허브 총괄리더(전무)가 국내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소비 행동과 기업 대응 전략을 설명하고, 7개 기업에서 실제 사례에 대한 발제를 이어갔다.
소비자, ESG 관심 늘었으나…가격 프리미엄에는 민감
박재흠 EY한영 전무는 “젊은 세대는 인권, 부의 불평등, 현대판 노예제 등 인간 중심의 이슈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더 높은 관심을 갖는다”라며 “자연주의 식단을 추구하는 등 취향과 생활 양식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해 이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Y한영은 국내 21개 업종 142개 기업과 브랜드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기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행했다. 소비자는 기업마다 250명으로 총 3만 5500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은 기업의 E,S,G 각 영역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조사했다. 소비자들은 환경 부문에서 자원의 효율적 사용, 친환경 제품과 기술 개발에는 기업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오염 물질 배출과 환경보호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답했다.
사회 부문은 고객을 위하고 공정한 경쟁을 잘하고 있지만,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공헌 활동에서 부족하고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응답했다. 지배구조는 주주의 권리보호,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에는 적극적이지만 투명한 의사결정체계와 외부에 문제를 숨기지 않는지 여부에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흠 전무는 “소비자들은 아직 원부자재의 친환경 및 윤리적 생산보다는 친환경 포장재와 같이 눈앞에 바로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고려하며, 기업의 지속가능성 추구로 비용이 인상되는 것을 감수하기보다는 오히려 줄어들기를 더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소비자는 기업이 주도하여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이끌기를 바라지만, 비용이 오르는 가격 프리미엄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기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ESG를 잘하는 것과 구매의사 결정 사이에는 복잡한 심리적 맥락이 있으므로 소비자들이 정말 구입하고 싶은 지속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기업의 대응…제품, 측정, 공시로 접근
행사에 자리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응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세원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팀장은 친환경 건물 구성, 층간소음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소개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1++를 받은 고층형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조성하고, 'H 사일런트홈 시스템'으로 국내 건설사 층간소음 저감기술 1등급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의 신사업 확장 및 탄소중립 전략도 소개됐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건설 및 차세대 원전, 해상풍력,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소형모듈원전(SMR), 수소플랜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기업 간 전력거래(PPA) 사업에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김 팀장은 "기업이 ESG를 비용으로 인식하는지, 기회로 보는지에 따라 대응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방송 CJ온스타일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여 지속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남우종 CJ ENM 대외협력팀장은 “CJ온스타일은 홈쇼핑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에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스타일은 ‘가치 소비’ 개념으로 ‘오덴세’라는 지속가능성 브랜드를 만들었다.
남우종 팀장은 “온스타일은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사와 협력하여 재활용컵을 개발했고, 미세불량 제품에 디자인을 입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THINKS TO THINGS’ 상품도 만들었다”며 “제품의 원료부터 폐기 후 분해까지 환경영향을 고려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사례로 소개에 나선 이경주 아이마켓코리아 팀장은 ESG 연계 상품 개발을 진행한 사례를 공유했다. 삼성전자 DX 부문 사업장내 발생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다회용백(에코백)을 개발 및 공급하고, 가전제품을 고객에게 설치 후 발생하는 폐지를 수거하여 재생지를 생산하고, 라벨 용지로 재가공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소비자가 기업의 ESG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측정도 진행한다. 황소영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부장은 “신한은행이 ESG 목적으로 추진한 활동의 가치를 측정하는 ‘신한 ESG Value Index’를 3년째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소영 부장은 “측정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투입한 자원이 얼마큼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했는지, 발생시킨 부가가치가 화폐로 얼마인지, ESG 활동의 수혜자가 직접 받는 변화의 측정액을 구분하여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ESG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홍성민 LG전자 ESG 실장은 “ESG 정보를 스토리북과 팩트북으로 구분하여 작성했다”며 “투자자와 평가사에 필요한 내용은 팩트북에 정리했고, 소비자가 소비 의사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은 스토리북에 넣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