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FD 보고서, 60% 이상 기업 기후공시 발표...11개 항목 공시는 4%뿐

투자자 요구로 기후 공시 늘었지만 TCFD 요건 충족한 공시는 부족해

2022-10-17     양윤혁 editor
TCFD에서 발표한 2022 현황 보고서의 표지. 전 세계 기업의 기후공시 현황을 분석했다./ TCFD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Taskforce on Climate 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2022 현황 보고서(2022 Status Report)’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TCFD는 지난 2017년 최종 권고안을 발표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후공시의 진척된 상황을 평가했다. 

TCFD는 "기후 공시를 내놓는 기업 수와 정보량이 향상되고 있지만, 11개 공시항목 요건을 모두 만족한 경우는 여전히 전체의 4%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TCFD는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금융 산업의 기후 이슈 대응을 위해 지난 2015년 3월 설립한 기관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TCFD는 전 세계 5개 지역, 8개 산업군에 속한 약 1400개의 기업 보고서를 검토했다. 

기후공시를 발표한 기업 비율은 5년간 크게 늘었다. TCFD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기후공시를 내놓은 기업은 약 27%였는데, 2021년에는 60% 이상 기업에서 기후공시를 발표했다. 

FSB의 클래스 노트(Klaas Knot) 회장은 “TCFD 권고안은 전 세계 기업의 기후공시에 대한 기초”라며 “TCFD 프레임워크로 기후공시가 늘고 산업 전반이 명확하고 일관된 공시를 이끌어 기쁘다"고 말했다. 

TCFD 보고서는 지난 3년간 산업 및 지역별로 기후 관련 재무 공시가 꾸준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성과를 보인 산업은 20%p 증가한 은행 업계다. 이외에도 자재·건축·보험 업계는 16%p, 에너지 부문은 10%p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기후공시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 지역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 2019년 이후 유럽 기업의 기후공시는 약 23%p 늘었다. 한편 북미 지역에선 약 12%p 증가했고,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선 각각 9%p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11%p가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기후 관련 지표를 공개했지만, 11개 TCFD 요건에 맞춘 공시한 공시는 약 3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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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FD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기업에 기후 관련 정보를 요구하면서 TCFD 관련 공시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TCFD에 따르면, 현재 약 3900개 이상의 조직에서 TCFD에 대한 지원을 서약했다. 전 세계 101개국, 다양한 산업 분야에 속한 조직으로 구성돼 이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26조달러(약 3경7300조원)라고 TCFD는 설명했다.

전 세계 최대 상장기업들도 TCFD를 지지하고 나섰다. TCFD에 따르면 100대 상장기업 가운데 92개 기업에서 TCFD를 지지하거나 TCFD 권고사항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다.

블룸버그 통신 설립자이자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대사인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Rubens Bloomberg)는 “올해 TCFD 보고서는 기후 공시의 채택이 늘고, 기후변화 관련 행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며 “기후위험은 재정적 위험이고 기후공시는 지속가능한 경제와 안전한 미래 건설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후공시는 늘었지만 TCFD 공개항목 충족한 경우는 부족해

하지만 양적인 증가세와 달리, 질적으로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TCFD 공시에서 강조하는 공시항목 11개 권고 공개항목(지배구조, 전략, 리스크관리, 지표 및 목표 4개 영역) 중 요건을 충족한 공시항목은 2017년 1.4건에서 2021년 4.2건으로 5년간 꾸준히 늘었다. 지난 2021년 기준 TCFD 공개항목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포함한 기업은 80%에 달했지만, 5개 공개항목을 만족한 기업은 약 43%로 나타났다. 

TCFD 기후공시 권고안에 따라 공시한 기업이 11개 권고 항목을 얼마나 적용했는지 보여주는 그래프. TCFD 제공

TCFD의 사무국장이자 경제 전문지인 블룸버그 L.P.의 부회장인 메리 샤피로(Mary Schapiro)는“2017년 이후 TCFD 요건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기업과 투자자의 투명성을 개선을 위한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TCFD는 향후 기후공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FSB에서 요청한 새로운 현황보고서를 오는 2023년 10월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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