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 온실가스 배출국 남아공, 사솔과 아르셀로미탈이 탄소포집 나선다
남아공 내 ‘그린 철강’, ‘녹색 수소 허브’ 구상에
전 세계 13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탄소포집을 통한 녹색 수소 생산을 위해 석유화학사와 철강사가 뭉쳤다. 글로벌 석유화학업체인 사솔(Sasol)과 글로벌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 남아공(AMSA, ArcelorMittal South Africa)이 탄소포집 기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녹색 수소로 지속가능한 연료와 화학 물질, 철강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남아공 현지매체인 뉴스24가 보도했다.
파트너십은 크게 두 가지 이니셔티브로 구성된다. 하나는 아르셀로미탈이 보유한 남아공 밴더바일파크(Vanderbijlpark) 지역의 철강 공장에서 포집한 탄소를 지속가능한 연료와 화학 물질로 변환하는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연구다.
다른 하나는 남아공의 살단하(Saldanha) 지역을 녹색 수소 관련 상품의 수출 허브로 구축하는 방안이다. 사솔은 살단하 지역에 녹색 수소 및 생태계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북동부 철강공장서 탄소 포집해 중부로 이동, 화학제품 공급 원료 제조
사솔과 아르셀로미탈은 남아공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뉴스24 보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남아공의 기업 중 전력회사인 에스콤(ESkom) 다음으로 높다. 두 기업은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수십 년의 개발 과정을 거쳤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에만 100개 이상의 CCUS 시설이 새로 출범한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녹색 수소 기술에는 비용뿐만 아니라 운송 문제도 남아 있다. 사솔과 아르셀로미탈은 남아공 북동부 철강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지속가능한 화학제품의 공급 원료로 쓰기 위해 중부의 사솔버그(Sasolburg)와 에칸드리아(Ekandustria) 시설로 운송해야 한다. 이산화탄소가 남아공 중부 시설로 운송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천연가스 대신 연료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뉴스24는 보도했다.
두 기업은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각자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녹색 수소를 통해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며, 사솔은 녹색 수소와 그 파생상품에 대한 현지 및 수출 기회를 얻어 남아공 녹색 수소 분야를 선도할 계획이다.
아르셀로미탈 남아공의 CEO인 코버스 버스터(Kobus Verster)는 이번 파트너십이 남아공의 녹색 경제로 전환 의지에 기여할 기회라고 분석한다. 버스터는 “보유한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의 경제 성장을 자극할 계획”이라고 뉴스24를 통해 말했다.
남아공, COP27 전후로 12조원 규모 기후원조 받게 될까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도 탄소배출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세계적인 기후 자금계획이 집중 투자되는 지역 중 하나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13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로, 전력의 8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남아공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때문에 블룸버그는 "COP27 회담 이전에 85억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남아공 기후원조 종합계획에 대한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남아공의 탈석탄 투자 계획이 성공하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인도 등 석탄 의존 개도국의 롤모델이 되기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공에서는 9만명이 석탄 탄광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에 따른 남아공의 변신이 주목받는 이유다.
자금을 제공하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및 EU는 남아공의 석탄발전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데 전부 투자하기를 원하지만, 남아공은 이 원조자금을 전기차 제조에 쓰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직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85억달러 계획에 따라 남아공의 대표적인 전력회사인 에스콤의 석탄 화력발전소 10기가 폐쇄되거나 용도변경되고, 송전망 확충과 전기차, 녹색 수소산업의 육성도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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