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RE100 달성 돕는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나왔다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 국내 기업 대상 조달 가이드라인 공동 발간 비공개 브리핑 행사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전자 사례 공유

2022-11-02     송준호 editor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가 운영하는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Ei)가 지난 1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가이드라인에는 국내 전력시장과 재생에너지 정책의 배경과 현황, 녹색프리미엄과 REC, PPA, 자가발전을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 실무 매뉴얼이 담겼다. 가이드라인을 발간한 CoREi는 세 기관이 2020년에 공동으로 발족한 이니셔티브다. 이니셔티브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그에 따른 목표를 이행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CoREi는 2일 환경 실무그룹을 통해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브리핑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조달 사례를 공유했다.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보고서.

 

국내 기업, 재생가능전기 어떻게 살까…이론과 실무편 가이드

가이드라인은 이론편과 실무편으로 구성됐다.

이론편은 재생에너지 조달이 기업에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 국제사회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있다. GHG프로토콜은 온실가스 배출량 범위를 스코프 1,2,3으로 구분하는데, 재생에너지를 통한 배출량 감축은 스코프 2에 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발간한 ‘2050 넷제로 로드맵’에 따르면, 전 세계의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 및 열 부문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6%에서 2030년 12%, 2050년 1%로 줄여야 한다. 반대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30년 44%, 2050년 77%로 확대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제 사회의 넷제로 움직임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메타, 아마존,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상당 수준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해당 기업 중 스코프 1과 2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공개한 4개 기업의 2020년도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배출량의 89%를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은 주요 글로벌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수준을 계산했다. 분석은 2021년 CDP 및 지속가능보고서의 공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더 빠르게 이루기 위해 등장한 게 RE100이다. RE100은 태양광ㆍ태양열, 지속가능한 바이오매스, 수력, 풍력, 조력, 지열을 이용해 만든 전력을 인정한다. 기업은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 구매하거나, 구매 인증서를 발급 받는 형식으로 RE100을 달성할 수 있다. 

기업이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는 네 가지다. 녹색프리미엄과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구매, PPA(전력거래계약), 자가발전이다. 

가이드라인은 실무편에서 4가지 제도의 신청 방법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기업은 이 제도를 두 곳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에너지마켓플레이스 EN:TER과 한국에너지공단의 K-RE100 관리 시스템이다.

에너지마켓플레이스는 녹색프리미엄과 제3자 PPA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기소비자가 녹색프리미엄 제도에 참여하려면 에너지마켓플레이스에 기업계정을 등록해야 한다. K-RE100 관리 시스템은 RE100 이행 실적관리와 REC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며, 역시 기업계정을 플랫폼에 등록해야 이용할 수 있다. 가입 방법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100 인증서인 REC 거래를 활용하는 방법. 가이드라인은 관련 사진을 첨부하여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의 이용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

 

환경실무그룹, 가이드라인 브리핑과 기업별 조달 계획 공유

이날 열린 행사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기업 재생에너지 조달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브리핑했다. 가이드라인의 주 저자인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이번 가이드라인 발간이 재생에너지 조달 확대를 도와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범 한국전력거래소 전력신사업팀장은 직접 PPA 제도의 배경 및 세부 사업 절차, 기대 효과, 제3자 PPA와 직접 PPA 제도의 차이점 등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100에 가입한 LG에너지솔루션과 올해 9월 가입을 선언한 삼성전자의 사례도 공유됐다. 

전승환 LG에너지솔루션 책임은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EU 배터리규제와 CBAM(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미국의 기후변화 공시제도 등은 공급망 전반에서의 저탄소화를 요구하므로, 전체 밸류체인 차원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한 기업 실무진은 각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계획과 현황과 우려 사항을 공유했다. 실무그룹 행사에는 (주)두산, 삼성전자, CJ제일제당, 롯데정밀화학, SK브로드밴드, LG 디스플레이, 금호타이어, 유한킴벌리, (주)포스코건설 등 29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UNGC는 유연철 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이 이날 참석한 UNGC 회원사와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참여사에 “재생에너지 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국제사회의 흐름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국내 조달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데 일조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