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네스프레소 한잔, 2년 후 탄소중립 된다

2017년이미 Scope1, Scope2 달성, 2년안에 Scope3까지 탄소중립 달성 10년 전부터 지속가능성 투자해와

2020-09-21     박란희 chief editor

 

"모든 네스프레소 커피는 2022년에는 탄소 중립이 될 것이다."

세계 최대의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최근 이렇게 선언했다. 18일(현지시각) CSR 와이어에 따르면, 네스프레소는 "고객의 집에서 마시는 네스프레소 커피 한잔까지도 2022년에는 탄소 중립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스프레소의 선언이 남다른 것은 "스쿱3(Scope3) 범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이기 때문이다. 다같은 탄소중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무늬만 탄소중립'인지 '진짜 탄소중립'인지 다르다. 스쿱1(Scope1)은  직접배출에 해당되는 탄소중립이다. 기업이 생산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든지 아니면 재생에너지를 쓰든지, 그것도 안되면 나무라도 많이 심어서 상쇄시킨다는 의미다. 스쿱2(Scope2)는 간접배출, 즉 기업이 만든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 배송과정 등에서 내뿜는 탄소를 거둬들이겠다는 의미다. 스쿱3는 제품 하나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모두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농장에서 커피콩을 수거하는 것부터 유통, 제품생산까지 모든 공급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로가 되어야 된다. 

대개 스쿱1, 스쿱2까지는 탄소중립을 시도하는 기업은 많지만, 스쿱3까지 시도하기는 어렵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스쿱3에 도전하면서 공급망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의 목표도 2030년이 달성목표다. 하지만 2년 안에 스쿱3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네스프레소의 선언은 그만큼 놀라운 목표다.  

네스프레소의 이 같은 선언이 가능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의 지속가능성 투자 덕분이다. 네스프레소는 2017년부터 이미 스쿱1, 스쿱2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했다. 

스쿱3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네스프레소는 그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네슬레와 관련한 기존 보도를 참고하면, 네슬레는 오픈SC(Supply Chain)에 IBM 블록체인을 적용해 완성한 블록체인 기술을 유통 추적 플랫폼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유기농 마트에 들러 브로콜리 원산지와 재배 방법을 알고 싶어할 경우, 제품에 부착된 QR코드 등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앱에 재배 방법부터 마트에 들어오기까지의 정보를 표시한다. 특히 농장 생산 전과정에 센서를 도입해 사람의 개입 없이 투명한 데이터가 제공되도록 했다. 

네슬레는 블록체인 기술을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에도 적용해왔다. 팜유(기름야자) 원산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연간 500킬로그램에 달하는 질소비료를 쓴다. 일반 농지에 쓰이는 양의 6배에 달한다. 이 질소비료로 인해 흙이 산성화되고. 흙이 흡수하지 못한 고농도 질소는 하천으로 흘러가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팜유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열대림 파괴는 전 세계 식품회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네슬레는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팜유를 재배하는 공급자들과 거래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며, 재배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니터링해오고 있다. 

이런 데이터들이 쌓여, 2년 후 탄소중립을 선언할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이다. 네스프레소는 자체 탄소배출 감소, 커피농장과 주변에 나무를 심고, 고품질 상쇄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통해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점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제조 과정에서 바이오가스 사용을 늘리기로 했다. 

네스프레소의 CEO 기욤 르 쿤프(Guillaume Le Cunff)는 "우리의 사업과 커피 산업이 지속가능성이라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세계에 좋은 영향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