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넷제로 달성하려면 감축속도 두 배 빨라야…액센츄어 보고서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은 전체의 8% 수준
글로벌 컨설팅기관 액센츄어(Accenture)가 ‘2050년 넷제로를 향한 글로벌 기업 가속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지난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액센츄어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금의 배출 감소율을 두 배로 늘리지 않으면, 2050년 넷제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2천여 공공 및 민간 기업의 3분의 1(34%)가량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액센츄어는 기존 노선을 따른다면 기업의 약 93%는 탈탄소 목표에 이룰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고 공급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동력이 부족한 전 세계 에너지 시장 상황은 기업의 배출량 감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액센츄어에 따르면,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은 전체의 8% 수준이다. 보고서는 “약 7%의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스코프(Scope) 1, 2 배출량을 보인다”며 “목표를 2050년까지 넓히면 점유율은 8%로 소폭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업 대부분이 배출 감축량을 최소 2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액센츄어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배출량 감축 속도가 최소 2배, 2050년까지 최대 5배 빨라진다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도 기업의 약 5분의 2는 넷제로를 달성하지 못한다.
넷제로 목표 설정 자체가 기업의 배출량 감축에 효과 보여
보고서에 따르면, 목표 설정 자체가 기업의 배출량 감축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센츄어는 “넷제로 목표를 가진 기업은 없는 기업보다 배출량 감축량이 많다”며 “정교한 목표와 조치를 시행한 기업은 감축량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은 지난 6월부터 과학 기반 목표(science-based targets)를 설정한다고 선언하기 시작했고, 지난 10월까지 총 237개 기업이 이에 동참했다.
한편, 액센츄어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탄소배출·에너지 부문 데이터를 재무 정보와 같이 중요하게 여겨 일상적인 의사 결정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액센츄어 조사 대상의 3분의 1 이상은 넷제로를 약속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p 증가한 수치다. 또, 조사 대상의 84%는 올해 말까지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에 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1년 전 80%에서 4%p 늘었다.
액센츄어는 올해 상반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강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투자금은 총 2260억달러(약 300조원)로 사상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액센츄어의 탄소 전략·정보 담당인 마우리시오 뉴바우어(Mauricio Bermudez-Neubauer)는 “과학이나 경제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으로 기업이 움직이려면 ‘탄소 인텔리전스’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탄소 인텔리전스는 탄소나 에너지 등 지속가능성 관련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을 통합해 일상적인 의사 결정에 적용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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