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ESG⑧] 시민참여 태양광발전소, ‘안산시민햋빛발전협동조합’

2022-11-17     김환이 editor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시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 구축

임팩트온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협력해 주요 국내 ESG 가이드라인 및 지침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 기업에게 특화된 ‘사회적경제 ESG 진단 항목’을 만들었다. 사회적경제기업에 ESG 도입 및 우수 실천 사례를 확대하기 위해 ESG 지표별 국내 대표 사회적경제기업 10곳을 선정해 인터뷰했다. 

 

태양광 발전소./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안산시 지자체와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유휴 부지에 시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어 수익을 나누는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다. 대규모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업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탄소중립, RE100 등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보급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높아지지만, 정작 시민들은 인프라 조성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려 시민참여형 발전소를 만든다.

환경운동연합, 안산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환경운동과 협동조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쌓은 이창수 상임이사는 2012년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조건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조성을 통한 에너지 자립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안산시 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41개의 시민참여형 발전소를 건설했고, 50억이 넘는 시민 출자금을 기록했다. 또,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구성에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다른 지역의 시민들에게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 발전소 설치 및 계약 등의 자문 업무를 한다. ESG 지표 중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 에 관한 대표사례로 선정된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창수 상임이사를 만나,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관련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Q.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환경운동연합의 창립 멤버로, 1998년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안산을 기점으로 환경운동을 해오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기후변화 대응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절감했다.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발전시키려면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안산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이사장과 경영위원장을 한 경험을 살려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목적이다.

Q. 협동조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주식회사가 아닌 협동조합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다수의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인프라 조성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RE100을 선언하듯이, 도시의 시민들이 RE100을 하고 싶다고 하면 그것을 실현시킬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공공기관의 유휴 부지를 빌려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안산시햇빛발전협동조합은 매년 5%의 배당을 조합원에게 나눠준다. 조합원 당 최대 출자금액이 1억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일반 은행 예금보다 훨씬 더 높은 이율을 자랑한다.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소셜미션이다.

Q. 전국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크다. 다른 지역 재생에너지 협동조합과도 연계하나.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를 만들어서 지역마다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게 돕는다. 지금 전국적으로 100여 개의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이 있는데, 시군구마다 1개 이상의 에너지 협동조합을 두어 300개 이상의 조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번 발전소를 지으면 100킬로와트(kW) 당 연간 2500만원의 매출이 30년 동안 창출된다. 어떤 조합은 1년 안에 1000kW규모의 발전소를 지어 바로 흑자를 낸 경우도 있어 지속가능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기관의 협조와 같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 조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발전소./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Q.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이라는 성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10년 이상 활동하는 동안 성장 규모를 높이는 데 있어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먼저, 공공 부지를 잘 확보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사회적경제 조직보다는 대기업을 더 신뢰함에 따라, 대규모 발전소 부지 입찰 시 입찰 채점 기준이 대기업에 유리한 항목들로 되어 있어 큰 규모의 사업을 입찰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취급하는 협동조합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이익을 시민들이 나누는 것이 그린뉴딜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협동조합이 사업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이에, 입찰 시 일정 비율은 협동조합에 할당하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 공무원 조직은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교육과 비전 공유가 잘 안 되어 있다 보니, 기상천외한 이유로 우리의 요청을 거절한다. 시민들이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 인프라의 일원이 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가격 제도와 금융 불안정성도 문제다. 현재 재생에너지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정부 차원에서 가격을 정해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고팔 수 있게 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또, 시민 발전소처럼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는 대출이 용이하지 않다. 은행들은 수익성이 확보되는 1000억원 이상의 PF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소형 태양광을 위한 보험도 없었다. 다행히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가 신협중앙회와 협력해서 담보 없이도 70%를 대출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소형 발전소를 위한 보험도 만들었다. 이 같은 상품이 활성화돼서 금융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Q.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을 위해 해외에서도 사업을 한다.

우리 조합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탄소중립을 할 수 있게 필리핀, 미얀마, 몽골 등에 발전소를 지어줬다. 특히, 몽골은 초원과 사막 지대로 햇빛과 바람이 매우 잘 들어 태양광 발전에 최적의 요건을 갖춘다. 만약 많은 발전소들이 설치되서 몽골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성한 전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다면,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유목을 줄여 사막화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 굿네이버스와 협력하여 캄보디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재생에너지 홍보 사업을 한다. 앞으로도 안산시를 넘어 전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장기적인 비전으로 삼고 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Q.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은 그것을 건설하는 것만큼 이용하는 시민의 인식 제고가 중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

협동조합은 다수의 소유주를 갖고 있는 사회적경제 조직이다. 먼저, 모든 조합원에게 5%의 배당을 나누어 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과 경제적 이익 실현을 모두 확보하는 것을 강조한다. 또, 조합원들에게 조합원 활동을 열심히 하면 활동 포인트를 준다. 재생에너지 관련 교육, 기후정의비상행동이나 환경운동연합 행사, RE100 캠페인 등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면 포인트를 줘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

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조직으로 연간 7500만원 상당의 공익 사업을 한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LED 등을 무상으로 교체하고,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지원하는 등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다양한 시민 활동을 전개한다. 지난해 조합원들에 나눈 배당액이 1억8000만원인데 공익 사업 예산이 7500만원이니, 많은 공익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성장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공공 부지를 활용하여 시민 발전소의 규모를 계속 키우려 노력할 것이다. 안산시는 4350kW를 생산하는데, 앞으로 추가 프로젝트를 통해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국시 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조합 당 1만kW의 발전소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협조만 있다면, 3년 안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다행히 지금은 안산시를 시작으로 사회적 신뢰도가 많이 쌓여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협조가 잘 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