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조력발전이 탈탄소화에 중요… 조력발전 주목한다
기술 발달로 2018년 이후 조력발전 비용이 40% 감소해 원전 수준
영국, 조력발전 주목받기 시작
영국에서 최근 조력발전의 발전 비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조력발전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의하면, 조력발전 비용은 2018년 이후 40% 감소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센터인 오프쇼어 마린 캐터펄트(Offshore Marine Catapult)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는 향후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내에 조력발전의 에너지 단가가 원전보다 싸질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 완공한 영국 원전인 힝클리 포인트 C 발전소(Hinkley Point C power plant)는 전력 1메가와트(MW)당 단가가 2035년까지 92.50파운드(약 14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력발전의 전력 단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의 저자인 사이먼 치즈먼(Simon Cheeseman)은 기업들이 조력에너지의 생산과 배치를 확장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발생하는 지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력발전도 해상풍력발전이 영국 주택의 4%만을 위한 전력을 생산하던 것에서 11년 만에 33%를 위한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바뀐 것처럼 되려면, 세심한 육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치즈먼은 “해상풍이 불던 초기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 이것은 조석류에너지에 대한 완벽한 청사진이다. 조력발전이 해상풍력발전과 똑같은 발달 경로를 따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오크니(Orkney)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터빈을 운영하는 오비탈 마린(Orbital Marine)은 내년에 부유식 터빈 3개를 추가로 배치하기 위한 정부 자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각 플랫폼은 2000가구에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약 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CEO인 앤드류 스콧(Andrew Scott)은 “해양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20년 동안 조류에너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제조하고 더 많은 상업적 투자를 유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구적인 개발사인 시멕 아틀란티스 에너지(Simec Atlantis Energy)는 2027년까지 스코틀랜드 최북단의 해저에 최대 56개의 터빈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대외 업무 책임자인 숀 파슨스(Sean Parsons)는 “스코틀랜드의 케이스네스(Caithness) 해안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 세계 조력 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발생했다”며, “우리는 이 사이트를 현재 6MW에서 34MW까지 확장하는 정부 계약을 따냈다. 이는 6만8000가구가 쓸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스코틀랜드와 오크니 사이에 있는 셰틀랜드 제도(Shetland Islands)에서 해저에 장착된 터빈을 운영하는 노바 이노베이션(Nova Innovation)의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인 존 미거(John Meagher)는 “우리는 셰틀랜드 조석 배열의 크기를 3개에서 6개의 터빈으로 두 배 늘리고 있으며, 캐나다에 첫 번째 터빈을 수출했다”며, “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터빈의 잠재력을 조사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서 성공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조석류 터빈은 바다 밖의 강한 조석으로 직접 하강한다. 때로는 격랑이 심한 물에 터빈을 설치하고 테스트하는 문제로 인해, 풍력 및 태양광 농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터빈이 점점 더 강력해지고 바다에 배치하기 쉬워짐에 따라, 그들의 설계를 꾸준히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해 왔다.
영국의 에너지 탈탄소화에 조력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보고서는 조력발전이 영국의 에너지시스템을 탈탄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즈먼은 “해상의 바람과 태양광은 간헐적이지만, 우리는 언제 조수가 들어오고 나갈지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력발전에 대한 영국 정부 지원은 난항을 겪고 있다. 링펜스(Ringfenced) 펀딩은 2008년에 도입되었으나 2016년에 폐기되어 일부 개발자들이 청산되고, 5년 동안 산업이 소규모 시제품 터빈으로 제한되었다. 링펜스 펀딩은 펀드 자체가 사용 용도로 지정한 목적 이외에는 자금이 쓰이지 않게 제한을 걸어두는 펀드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영국 장관들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장된 가격을 제공하는 정부의 차액 거래(contract for difference) 계획에 따라, 이 분야에 2000만파운드(약 322억원)의 자금을 할당했다. 오비탈 마린사의 2개와 시멕 아틀란티스사의 1개를 포함한 4개의 상업적 규모의 조력자 에너지 입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프로젝트들은 2027년까지 영국의 조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거의 5배 증가시켜, 10.4MW에서 51.2MW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조력발전에 대한 영국 정부의 믿음은 다양한 민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오비탈 마린의 CEO 앤드류 스콧은 “투자를 조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영국 정부의 자금 조달 발표 이후 주요 석유 및 가스 공급업체로부터 투자받을 수 있었고 현재 주식 투자에 대한 인바운드 관심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남아있다. 해상풍력과 달리 투자를 견인하는 데 필요한 조력발전을 포함한 해양에너지에 대한 공식적인 목표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수중 터빈에 대한 승인을 얻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노바 이노베이션은 해저 임대를 얻어 캐나다 노바 스코샤(Nova Scotia)에 터빈을 설치할 준비를 하기까지 2년 반이 걸렸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환경 영향 평가에서 그리드 연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지연되면서, 조력에너지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노바 이노베이션의 존 미거는 “처음부터 실제로 터빈을 물에 넣는 것까지 6년이 걸릴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차이다”라고 주장했다.
조석류 산업이 다시 성장하고 있지만, 연말에 예상되는 다음 자금 조달 라운드에 조석류에너지에 대한 링펜스 펀드의 보조금이 남아있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앤드류 스콧은 “우리는 상용화할 준비가 된 검증된 기술과 성장하는 수출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지금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영국이 조류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될 이 기회를 낭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