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 美나스닥 상장 신청

월간 배터리 구독 프로그램으로 전기차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어

2022-12-08     홍명표 editor
빈패스트가 미국에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빈패스트 홈페이지

최근 BYD를 비롯해서 중국산 전기차들의 공세가 무섭다. 그런데 이제는 국내 전기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베트남 전기차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CNBC는 6일(현지시각), 베트남의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VinFast)가 내년에 미국 증시에서 기업 공개(IPO)를 한다고 보도했다. 빈패스트는 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공모를 위한 첫 번째 공식 단계다.

시티그룹 글로벌 마켓(Citigroup Global Markets), 모건스탠리, 크레딧 스위스 및 JP모건 증권이 이 공모 제안의 주요 은행이다. 빈패스트는 오퍼링(주식 발행)이 완료되면 ‘VFS’ 기호로 나스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다만, 빈패스트는 얼마나 많은 돈을 모으기 희망하는지 말하지 않았다.

빈패스트는 미국에 처음 진출했지만 일반적인 스타트업은 아니다. 베트남 최대의 대기업인 빈그룹(Vingroup)의 계열사로 2017년에 설립됐다. 창립자인 팜낫부엉(Pham Nhat Vuong)은 말린 라면으로 첫 번째 재산을 모았고, 이후 베트남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었다. 빈그룹은 2021년 약 54억달러(약 7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쇼핑센터, 골프장, 주택 개발 및 교육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최초의 현지 생산 스마트폰을 만들기도 했다.

빈그룹은 베트남에서 자리를 잘 잡았지만, 자동차 제조사인 빈패스트는 아직 수익성이 없다. 2021년 약 13억달러(약 1조원)의 손실을 보았고, 2022년 1분기까지 추가로 14억달러(약 1조원)를 잃었다.

 

빈패스트는 유명 브랜드의 직원 영입하거나 파트너십 맺은 상태

빈패스트는 BMW와 같은 유명한 브랜드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트랜스미션으로 유명한 독일의 ZF,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자 트랜스미션을 제작하는 중국의 고션(Gotion),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기업인 피닌파리나(Pininfarina)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빈패스트는 2019년 베트남 최초의 본격적인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었다.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전기 스쿠터, 전기 버스 등을 만들었으며, 올해 11월 초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종료하고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지난 3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20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올 연말까지 미국 고객에게 첫 번째 차량을 전달하려고 한다. 빈그룹은 이 공장에 총 40억달러(약 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패스트는 이 공장을 통해 7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은 2024년 7월까지 건설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패스트는 공장의 초기 생산량은 연간 15만대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빈패스트는 지난 1월 북미 이외 지역 중 독일에서 공장을 건설할 곳을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빈패스트의 전기차는 베트남의 북동쪽에 있는 하이퐁(Haiphong)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연간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2026년까지 60만대까지 증산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2026년까지 75만대의 전기차를 팔 것으로 예상한다. 빈패스트는 미국에서 약 8000대의 예약을 보유하고 있다.

 

차 주문할 때 배터리 제외하고 월간 구독료 지불하는 것이 특이점

빈패스트는 현재 중형 VF8과 대형 VF9 등 2종의 전기 SUV 예약을 받고 있다. VF8와 VF9는 각각 5만7000달러(약 7522만원)와 7만6000달러(약 1억원)부터 시작는데, 둘 다 배터리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차를 주문할 때 고객이 월간 배터리 구독을 선택하면 초기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이 경우 차량 가격은 VF8와 VF9이 각각 4만2000달러(약 5542만원)와 5만7500달러(약 7588만원) 이상에서 시작한다. 배터리 구독료는 VF8은 월 169달러(약 22만원), VF9은 월 219달러(약 28만원)다.

빈패스트의 배터리 구독 프로그램은 모든 사람이 프리미엄 전기차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고객이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빈패스트가 배터리 수리, 유지 보수 및 교체 비용을 책임진다.

한편,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순수 전기차 모델은 빈패스트처럼 각각 2종이다. 빈패스트의 VF8은 배터리를 포함할 경우 5만7000달러(약 7522만원)부터 시작한다. 빈패스트의 VF8과 비슷한 현대자동차의 코나는 3만3550달러(약 4427만원), 아이오닉5는 4만1450달러(약 547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자동차의 니로는 3만9450달러(약 5206만원), EV6는 4만8500달러(약 6400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옵션 선택에 따라 가격은 차이 날 수 있다. 빈패스트의 대형 SUV인 VF9는 국내 브랜드에 비슷한 사양의 모델이 없어 비교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