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중국 반도체에 대한 제한 일부 완화하나?
중국산 반도체를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업계가 바꿔
미 의회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상공회의소와 같은 무역단체들의 반발 속에 반도체 법안에 포함된 규제 내용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이 확인한 초안에 따르면, 미 상원 의원들은 미국 정부와 그 계약자들의 중국산 반도체 사용에 대한 제한이 일부 축소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산 반도체를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업계가 바꾼 사례로 볼 수 있다.
지난 9월, 척 슈머(Chuck Schumer) 민주당 원내대표와 존 코닌(John Cornyn) 공화당 상원위원은 미국 연방기관과 그 계약자들이 중국 SMIC에서 제조된 반도체와, 중국 메모리 칩 리더인 양쯔메모리 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만든 반도체 사용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반도체 법안(CHIPS)’을 추진했다.
12월 1일자 새 법안에는 더 이상 계약자가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준수 기한을 최초 법안에 명시했던 ‘즉시’ 또는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로펌 블랭크 롬(Blank Rome)의 연방 계약 전문 변호사인 로빈 버로우스(Robyn Burrows)는 로이터가 입수한 초안을 읽은 뒤 “이것은 계약자들이 반도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반발로 변경된 반도체 법
지난 7월,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으로 제시된 이 조치는 상공회의소 등 무역단체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서한에서 SMIC가 방대한 전자제품에 포함된 반도체를 제조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다고 답했다.
SMIC가 만든 반도체는 전 세계 기업에서 위탁 생산되며 휴대폰,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서 찾을 수 있다. 반도체에는 일반적으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의 이름이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식별하기 쉽지 않다.
국회의원들은 6일 NDAA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이달 중 상하원을 통과해 백악관으로 보내진 뒤, 대통령의 서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머 의원과 SMIC, YMTC, CXMT 및 상공회의소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코닌의 대변인은 5년 시행 기한은 올해 초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 내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520억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을 제공받기로 한 반도체 법안에 부합하도록 고안되었다고 말했다. 코닌 대변인은 “이 자금으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의 생산이 중국 기업에 손실된 생산을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법안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어가 포함된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라면서, 상공회의소 서한은 “글로벌 산업에 자의적인 혼란과 피해가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