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탄소배출권 시장 관리용 추적 시스템 선봬
모든 프로젝트와 탄소 크레딧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대중에 공개
세계은행(World Bank)이 국제배출물거래협회(IETA) 및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탄소배출권 시장 관리용 추적 시스템을 7일(현지시각) 출범했다. 탄소배출에 대한 불투명한 시장을 개선하고, 개발도상국이 필요로 하는 기후 금융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조달하기 위해서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활동을 통해 얻은 탄소배출권을 오염국에 판매해 오염국의 배출을 상쇄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각국 정부는 탄소 크레딧 거래 규칙의 제정을 논의하고, 거래를 추적하기 위한 등록 관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는 자발적 탄소시장에 크레딧을 제공하기 위한 많은 이니셔티브가 등장하고 있다. 베라(VERRA)와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 등 비영리 등록기관은 크레딧을 인증하고 추적, 감시한다. 그럼에도 자발적 탄소 시장의 비판론자들은 시장 투명성 저하, 탄소 크레딧의 제한된 공급, 탄소 저감 프로젝트의 질 등에 우려를 제기한다.
세계은행이 새로이 출범한 데이터베이스인 클라이밋 액션 데이터 트러스트(Climate Action Data Trust, CAD Trust)는 모든 프로젝트와 탄소 크레딧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대중에 공개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파리 협정의 6조 규정에 따른 탄소 시장 규칙에 대한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출범이 이루어졌다.
IETA와 공동으로 설립된 CAD 트러스트는 기업과 국가가 데이터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기존의 다양한 탄소배출권 등록기관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하여 탄소 시장 활동에 대한 분산된 기록을 작성하는 CAD 트러스트의 목표는 세 가지다. 이중 카운트를 피하고, 탄소 크레딧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키고, 탄소 시장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다.
세계은행 기후변화국 고문인 찬드라 셰카르는 “우리 목표는 사람들이 전 세계, 다른 관할 구역, 다른 프로그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게 하는 것”이라 전했다. 그는 CAD 트러스트를 통해 “탄소 크레딧을 추적할 수 있고, 이중 카운트를 피하고, 현재 일어나는 혁신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하며, 시장참여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최고를 향한 경쟁을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IETA의 회장 더크 포리스터는 “CAD 트러스트 출범은 탄소 시장의 진화에 있어 중요한 한걸음”이라 말했다. 그는 “CAD 트러스트를 통해 정부와 민간 기업이 탄소 시장을 확장하여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때, 의존할 수 있는 중앙집중적이고, 안전하며, 접근성 좋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며, “이 시스템은 기후 활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완전성과 대중의 신뢰를 제공할 것”이라 덧붙였다.
CAD 트러스트, 민간 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정부와 협력 예정
CAD 트러스트는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서 탄소배출권 및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소스 메타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향후 다양한 탄소 크레딧 등록 시스템의 통합을 용이하게 하고, 기업과 국가가 데이터를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부탄이 CAD 트러스트를 이용하면 자체 시스템 구축 비용과 비교했을 때 초기 비용을 약 100만달러(약 13억원) 절약할 수 있다. 부탄의 경제부 기획실장인 소남 타시는 CAD 트러스트가 “탄소 시장에서 필요한 것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며 “우리가 모든 학습 과정을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세계은행의 CAD 트러스트를 사용하는 것은 부탄이 2023년에 탄소배출권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부탄이 CAD 트러스트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1년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