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프ㆍ쇼피파이,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 1100만달러 투입
스트라이프ㆍ쇼피파이, "탄소 제거기술 초기 구매자 되겠다"
온라인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와 전자상거래 회사 쇼피파이는 대기와 바다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프로젝트에 1100만달러(약 144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탄소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프론티어 펀드(Frontier Fund)의 최근 라운드에서 이뤄졌다. 프론티어는 글로벌 커머스 기술 회사인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메타, 알파벳, 그리고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지난 4월에 설립한 일종의 투자그룹이다. 이들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유망한 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9억2500만달러(약 327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쇼피파이는 당시 프론티어 설립을 발표하면서 “프론티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론티어에 참여한 기업 중 쇼피파이와 스트라이프는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도 재정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연 혹은 혁신 기술을 통해 탄소 제거 시장을 구축하고, 시장의 초기 고객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스트라이프 기후 책임자이자 프론티어 책임자인 난 란소프는 "우리는 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구매자가 있다는 확신을 주고 싶었다"며 “완전한 탄소 제거를 위해 연간 5000억달러(약 655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50억 톤의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탄소 제거 기술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탄소 감축 목표량은 점차 줄어들고 탄소 제거 기술 비용도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쇼피파이 책임자는 “탄소 제거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기술의 복잡성 때문에 기술 비용이 훨씬 비싸다”며 “우리가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이프는 초기 단계에 있는 다른 기업들의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50만달러(약 6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쇼피파이와 스트라이프는 미국, 케냐, 브라질,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9개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을 지원한다. 기술 목표를 추가 달성한 기업에게는 750만 달러(약 98억원)의 탄소 크레딧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이 중 7개 기업에게는 7011톤의 탄소 크레딧을 구매하기로 약속했으며, 프로젝트에 따라 가격은 톤당 227달러(약 36만원)에서 1318달러(약 172만원)다.
탄소 제거 프로젝트로 선정된 기업들로는 암석 풍화로 탄소를 격리하는 인플레닛(Inplanet), 광산 폐기물을 사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칼빈 미네랄(Carbin Minerals), 바닷물에서 탄소를 저장하는 캡츄라(Captura), 화산암층에 탄소를 주입함으로써 광물화하는 쎌라(Cella), 숲에서 탄소를 포집 및 매장하는 코다마 시스템즈(Kodama Systems) 등이 있다.
프론티어는 선정된 9개 기업 중 초기 단계에 있는 2곳에 연구보조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기업들에게는 기술 개발 기간 동안 사전 구매 계약 형태로 총 350만달러(약 45억원)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탄소 포집 기술 장벽 낮추기 위해 기술 개발 투자 증가해
탄소 포집 기술은 산업용으로 확대하는데 있어 규모와 비용 측면에서 큰 걸림돌이 되었다. 이에 전 세계 기업과 정부는 탄소 포집 연구개발에 투자해 상업용 규모의 탄소포집 기술 개발에 직접 나서고 있다.
셰브론 자회사인 셰브론뉴에너지(CNE)와 탄소포획 스타트업 스반테는 탄소 포집기술 제조를 가속화하기 위해 3억1800만달러(약 4165억원)의 시리즈E 투자를 15일(현지시간) 받았다고 밝혔다.
2007년 설립된 스반테는 흡착제를 이용한 탄소 포집 및 제거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캐나다에 있는 상업적 규모의 필터 제조 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수백 개의 대규모 탄소 포집 및 저장 시설에서 연간 수백만 톤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산업용 필터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스반테의 모듈형 고체흡착제 기술은 산업용 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순도 높은 탄소를 저장해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술은 수소, 펄프 및 제지, 석회, 시멘트, 철강, 알루미늄 및 화학 분야의 탈탄소화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셰브론은 2028년까지 저탄소 프로젝트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2020년 스반테 기술을 이용해 천연가스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획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미국 에너지부로 부터 자금을 지원 받기도 했다.
전 세계 정부도 탄소 포획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의 상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4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임을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초당적 기반 시설법으로부터 37억달러(약 4조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민간 부문의 탄소 제거 투자를 가속화하고, 탄소 관리 기술을 감시 및 보고할 수 있도록 주정부와 지방정부에 보조금도 제공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자연흡수, 탄소포획 기술을 활용해 5억톤 탄소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집행위원회(EC)는 내년에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에 대한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탄소 제거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입법안도 상정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 전 장관은 탄소 제거 기술(CDR)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공공재이기에 공적 자금으로 탄소 제거를 지원하는 ‘국가 탄소 제거 기구’의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