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대형 프랜차이즈의 플라스틱 빨대 대체 운동은 친환경이 맞을까?

2022-12-29     유미지 editor

 

맥도날드를 비롯한 대형 프랜차이즈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드링킹 리드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고, 직업 선택과 소비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는 '그린워싱 탐사대'라는 이름으로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대학생 기자단을 꾸렸다. 임팩트온은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해 청년 기자단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과 역설

2020년 10월 맥도날드는 플라스틱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 뚜껑을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이후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빨대 없는 뚜껑 이른바 ‘뚜껑이’를 도입했으며 올해 4월 발표한 맥도날드 친환경 성과에 따르면 이를 통해 플라스틱 빨대 114.6톤을 감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신세계 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를 비롯해 롯데리아, 버거킹 모두 순차적으로 빨대 없는 음료 컵을 도입했다. 그러나 드링킹 리드의 무게가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합친 무게보다 무거워 실질적인 플라스틱 감축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기존 사용하던 음료 컵의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합친 무게는 약 2.45g이며 드링킹 리드의 무게는 약 3.28g이다. 즉 음료 한 잔을 판매했을 때 나오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약 1.33배 증가한 것이다. 
드링킹 리드의 소재도 문제다. 기존 사용하던 음료 뚜껑의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이나 폴리에틸렌(PE)와 같은 재질은 무게가 무겁고 세척 후 분리 배출 시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리드 소재로 쓰이는 폴리스티렌(PS)은 재활용되기 어렵다. 실제로 2020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재활용품 선별시설 실태조사’ 에 따르면 일부 선별시설에서 PS를 선별하지 않으며 테이크아웃 컵의 뚜껑의 경우 대부분 선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해안 플라스틱 쓰레기 중 빨대는 일부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해양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을까. 미국 해양 환경보호단체인 ‘오션 컨서번시(Ocean Conservancy)’가 2017년 발표한 ‘해안 정화 보고서(Coastal Cleanup Report)’ 에 따르면, 전체 해안 쓰레기 중 빨대와 젓는 막대의 비중은 약 3%로 쓰레기 목록 중 7위를 차지했다. 플라스틱 뚜껑과 플라스틱 병은 각각 전체 2위와 3위에 위치한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의 빨대 비중은 다른 폐기물에 비해 적다. 2017년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에 따르면, 당해 전국 40개 해안에서 6회에 걸쳐 수거한 해안 쓰레기는 총 9729.8kg이었으며 이 중 플라스틱이 3835.4kg으로 전체 해안 쓰레기 무게 중 39.2%를 차지했다. 전체 중 상위 10개 항목 해양 쓰레기 조사 결과에서 플라스틱 빨대는 순위에 없었으며 각종 플라스틱 뚜껑과 플라스틱 음료수 병이 각각 1위(9.1%)와 2위(8.0%)에 올랐다. 또한 미국의 환경운동가 마이클 쉘렌버거(Michael Shellenberger)는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9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0.03%만이 빨대”라고 주장한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곽호정 박사팀과 서강대학교 박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100% 생분해되면서 기능이 기존 종이 빨대보다 우수한 종이 빨대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대체재 종이 빨대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빨대를 드링킹 리드로 바꾼 기업이 있는가 하면 종이 빨대로 대체한 곳들도 많다. 그러나 대체재인 종이 빨대 역시 바다에서는 분해가 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는 온도가 낮고 염도 때문에 미생물 증식이 어려워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분해가 토양에서보다 속도가 느린 탓이다. 

게다가 현재의 종이 빨대는 종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폴리에틸렌이나 아크릴 수지로 코팅을 해 사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코팅 물질은 폐기 시 폴리에틸렌이 분해되지 않고 작은 입자로 떨어져 나와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할 수 있어 많은 해외 연구에서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최근 국내에서 해양과 토양에서 100% 생분해되면서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 친환경 종이 빨대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곽호정 박사팀과 서강대학교 박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100% 생분해되면서 기능이 기존 종이 빨대보다 우수한 종이 빨대를 개발한 것이다. 

개발된 빨대는 음료 속에서 오래 사용해도 잘 구부러지지 않고, 코팅 물질 자체를 종이와 생분해 플라스틱을 사용해 100% 썩어 없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바다에서도 분해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 11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되었다.

연구 책임자 오동엽 박사는 “이 기술은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작은 사례”라면서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꾼다고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진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클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위대웅 그린워싱탐사대 청년기자  

위대웅 청년기자는 가천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한 환경보호 이슈에 관심이 많다. ESG시대에서 기업의 진정성 있는 활동을 기대하며, 무엇이 지구를 위한 활동인지 소비자에게 올바르고 중립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