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거래(FX) 시장서도 ESG 지표 영향력 늘어나는 추세
ESG는 지난 몇 년간 각국 정부, 투자자, 소비자들이 기업을 압박하면서 주요 의사 결정의 기준으로 부상했다. 투자 결정에 ESG가 미치는 영향이 늘면서 EY, PwC 등 컨설팅 기관도 점차 금융시장에서 ESG의 영향력이 당장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거래(FX) 기업 밀테크FX(MillTechFX)의 CEO인 에릭 허트먼(Eric Huttman)도 "시장 관계자들의 압력으로 ESG 기준이 기업의 의사결정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고 유럽 매체인 펀드유럽(funds europe)을 통해 밝혔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EY는 "투자자들 가운데 75% 이상이 기업의 이익이 단기적으로 줄더라도 ES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PwC의 최근 조사에서도 오는 2025년에는 ESG 펀드의 비중이 일반 펀드의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ESG, 외환거래(FX) 시장에도 주요 지표로 부상해
외환거래 시장에선 ESG 요소와 접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밀테크FX의 허트먼은 분석했다. "앞으로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ESG가 지배적인 담론으로 자리를 잡은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FX 시장에서 ESG가 유효하게 도입된 근거를 파악하고 기업에서 ESG 인증을 강화하는 조치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허트먼은 밝혔다.
밀테크FX에서 발표한 '2022년 펀드매니저 FX 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 가운데 약 58%는 기업의 FX 상대가 ESG 인증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답했고, 약 36%는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금까지 FX 시장의 관심은 주로 'E'(환경)와 'S'(사회)로, 'G'(거버넌스)는 주변으로 밀려났다. 허트먼은 "기업의 투명성 확대가 거버넌스 과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투명성 이슈와 거버넌스가 연결되는 탓이다.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 상황을 파악해야 사업 관계자나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힐 수 있다.
FX 기업의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네 가지 조치
허트먼은 기업이 운영의 투명성을 개선해 거버넌스를 강화하기 위한 네 가지 조치를 제시했다. 첫 번째 조치는 ‘데이터 솔루션을 통해 시장을 비교하는 것'이다. 외환거래 시장 대부분의 기업은 단일 은행에게 의존해, 최적의 비율로 외환을 거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러 조건을 검토하는 절차를 생략한 탓에 가격 비교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기업이 최적의 조건으로 외환을 거래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의 신뢰도 잃을 위험이 있다. 한편 기업에서 개선된 데이터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은행의 금리를 파악할 수 있고 시장을 투명하게 분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트랜잭션 비용 분석(TCA)’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기업에서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거래 비용을 감독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용은 보통 거래 당시의 금리와 거래가 진행되는 시점의 금리 간 차이로 계산되는 FX 스프레드에 은폐된다. TCA는 은폐된 비용을 드러내고, 거래에 발생한 전체 비용을 파악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TCA 사업자는 분기별로 기업에 내용을 제시해 거래 비용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FX코드(GFXC)를 채택’하는 방안이다. 글로벌 FX코드는 지난 2017년 국제결제은행(BIS)에서 FX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모범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도입했다. 허트먼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글로벌 FX코드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FX코드를 사용하면 거래 과정을 모범 사례와 비교해 차이를 알 수 있어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사업 파트너의 ESG 인증을 고려’하는 방안이다.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의 자체적인 인프라뿐 아니라 모든 사업 파트너의 인프라를 포함한다. 사업 파트너를 결정할 때에도 책임투자원칙(PRI)처럼 국제적으로 인증된 ESG 표준을 준수하는 기업인지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ESG 지표를 고려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투자자들의 수요를 맞출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허트먼은 조언했다. 이미 등장한 데이터 분석 도구와 이니셔티브만 활용해도 시장 투명성이 향상되고, 거버넌스가 개선돼 기업에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ESG 지표를 입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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