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채권 시장, 2023년 585조원 전망 …화석연료산업 추월

2023-01-06     송준호 editor

ESG 채권 시장이 올해는 슬럼프를 깨고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사 바클레이즈는 ESG채권 판매가 2023년 4600억달러(약 584조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ESG채권 규모는 지난 몇 년간 급증했으나, 2022년 신용대출시장의 높은 금리와 전반적인 시장의 둔화로 인해 규모가 22%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각) ESG채권이 지난해 성장에서 둔화가 있었지만, 친기후 프로젝트에 조달된 자본이 처음으로 화석연료산업에 조달된 자본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를 제거하는데 2030년까지 연간 2조달러(약 2542조원)의 비용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녹색채권 거래량 30% 증가…시장 지배력 공고

바클레이즈는 신용조사보고서에서 2022년 기업의 ESG채권 발행액이 3620억달러(약 460조원)로 전년도의 4610억달러(약 586조원)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3년 채권 판매가 30% 증가하고, 녹색채권의 관심으로 2021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샬럿 에드워즈 바클레이즈 ESG FICC 리서치 책임은 “기업들이 탈탄소화 계획을 실행함에 따라 큰 수요와 자금이 필요한 녹색 프로젝트가 늘면서 녹색 채권 발행이 시장을 계속 지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SG 채권에는 차입자가 특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 벌금을 부과하는 지속가능연계채권(SLB)도 있지만, 녹색채권의 규모에는 한참을 밑돌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기업들이 녹색채권을 통해 더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아직 성숙도가 낮은 지속가능연계채권에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의심하기에 녹색채권의 시장 지배력이 더 공고해졌다고 분석했다.

SLB 발행액은 2021년 950억달러(약 120조원)에서 2022년 600억달러(약 76조원)로 급감했다. 에드워즈 책임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그린워싱에 대해 우려하여 (SLB의) 거래량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산업 736조원 조달… 673조원 화석연료산업 꺾어

블룸버그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녹색산업에 조달된 자금은 5800억달러(약 736조원)다. 석유, 가스 및 석탄 산업에는 5300억달러(약 673조원)가 조달되어 지난해 최초로 녹색산업이 화석연료 산업의 자금 조달 수준을 넘어섰다. 

은행가는 녹색채권과 대출 판매로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22년에 금융가가 녹색금융거래로 33억달러(약 4조1927억원)의 수수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는 오염이 심각한 에너지 산업에 대한 채권 및 대출을 정리하여 얻은 25억달러(약 3조1762억원)를 초과한 수익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녹색채권 및 대출의 최대 거래자는 크레디 아그리콜,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화석연료 자금 추적 어려워…녹색산업의 우위 판단은 시기상조

녹색채권시장이 약진했지만, 화석연료사업은 아직 건재하다. 은행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발표된 이후로 화석연료사업에 4조6000억달러(약 5846조원)를 모집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여전히 화석연료 산업에 자금을 대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가 주요 자금 조달사다. 

JP모건은 이전에 발표한 석유 및 가스, 전력 및 자동차 제조 산업에 더하여, 지난 달 항공, 시멘트 제조, 철광석 및 철강 산업에 대한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JP모건은 전 세계 배출량의 대부분이 이 여섯 개 산업에서 발생하고, 2050년까지 IEA의 넷제로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JP모건의 약속이 실제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 리클레임 파이낸스의 루시 핀슨 이사는 “(JP모건의 부문별 목표 채택이) 보기에는 좋지만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데는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열대우림 행동 네트워크의 에이프릴 메를로 리서치 매니저는 “화석연료 기업들이 사모펀드와 같이 비전통적인 자금처에서 점점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면서, 자금을 추적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자본 시장에 새로운 추세(녹색채권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