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즈 주도의 '물 재무평가 이니셔티브'...수자원과 생물다양성 연관돼
글로벌 이니셔티브 출범, 기업 행동 촉구 나서
지속가능성 전문 비영리기관인 세레스(Ceres)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19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유엔생물다양성회의(COP15) 참여자들이 "수자원 보호 없이는 생물다양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점에 모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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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목표에는 수자원 관련 내용이 4가지 포함돼있다고 세레스는 밝혔다.
먼저 오는 2030년까지 담수원에 의해 유지되는 생태계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파괴된 생태계의 최소 30%를 복원하는 내용이 있다. 다음으로는 오는 2030년까지 주요 육상·내수·해안·해양 지역의 생태계를 관리한다는 내용도 있다. 세 번째로는 오는 2030년까지 생태계를 파괴할 오염요소와 그 영향을 생태계에 해롭지 않은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대기·수자원·기후·토양의 건강과 수분을 조절하는 생태계 기능이 지역사회 미치는 능력을 복원 및 강화하고, 질병의 위험을 줄이며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는 내용이 있다.
수자원의 미래,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
수자원이 포함된 강, 호수, 습지는 모두 지구상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전 세계 어종의 절반 이상, 척추동물 종의 약 25%가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서식지는 미처리 폐기물로 인해 오염되고, 인류가 수자원을 남용하면서 민물고기 종의 3분의 1은 멸종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세레즈는 분석했다.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담수도 건강한 생태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세레즈는 밝혔다. 생태계가 깨끗한 물에 의존하듯이 담수도 생태계에 의존한다. 자연은 물을 저장하고 오염을 여과하며 이동시키는 데에 강, 호수, 습지라는 고유의 시설을 제공한다. 농업 혁명과 산업화처럼 인류가 토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수자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류가 자연의 물에 미친 영향은 담수와 생태계에 기반을 둔 기업에 위험으로 되돌아온다. 생물다양성이 줄어들고 담수가 오염되거나 고갈되면 기업은 사업 유지가 불안해지고,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위험으로 작용한다.
VWFI, 기업에 정책 단계 제시한다
기업, 투자자 등 민간 부문에선 이를 인지하고 수자원 및 생물다양성 위험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세레스와 투자자들의 주도로 출범한 ‘물 재무평가 이니셔티브(VWFI, Valuing Water Finance Initiative)’에선 기업이 담수를 산업, 지역사회,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인식하도록 수자원 관련 사업 사례를 제공한다. VWFI는 네덜란드 정부와 64명의 거대투자자들의 지원으로 지난 8월부터 기업에 수자원 관련 위험과 기회를 분석해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에 필요한 과학기반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VWFI의 핵심 목표는 기업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서 물 부족 지역의 수자원 가용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VWFI 출범 이후 일부 기업에선 수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한다고 약속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세레즈는 밝혔다.
수자원의 회복력을 돕는 가치사슬 구축한다
의류 기업인 갭(Gap Inc)과 인도의 섬유 제조업체인 아르빈(Arvind Limited)은 수질이 낮은 지역의 수질을 복원하는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넷 포지티브(Net-Positive)를 달성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파트너십으로 아르빈의 데님 제조 시설에선 재생수(reclaimed water)만 사용한다. 재생수는 배수를 처리해 재활용한 물로, 이를 활용하면 아르빈은 연간 약 20억 리터의 담수를 절약할 수 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펩시코는 오는 2030년까지 700만 에이커의 토지에서 주요 작물을 재배하는 데 신재생 농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펩시코는 ▲건강한 토양 구축 ▲탄소배출량 감축 ▲수자원 관리 강화 ▲생물다양성 증대 ▲농가 생계 개선의 목표를 두고 생태계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VWFI의 목표와도 맞닿는다. 기업에서 먼저 수자원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식품 기업인 다농(Danone)은 2030년까지 시설 주변 55곳의 수자원 공급로를 보존하고 복원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다농은 인도네시아의 레조소(Rejoso) 유역 등 지역에서 세계농림센터(ICRAF)와 협력한 프로젝트로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 위험을 완화하는 등 자연 기반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기업 행동 이끌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역할
COP15가 끝나고 투자자 그룹에선 생물다양성 파괴에 대한 기업의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네이처 액션 100(Nature Action 100)’을 새로 출범시켰다. 네이처 액션 100 사무국은 다른 이니셔티브와 내용을 조정하기 위해 VWFI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세레스는 밝혔다.
담수 자원과 생태계에 대한 위협은 전 세계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세레스는 전망했다. VWFI의 투자자들은 기업이 수자원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명확하고 실천적인 단계를 제시하고, 물 공급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를 보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