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된 숲, 탄소중립 위협하는 새로운 탄소 배출원 되나

2023-01-11     유미지 editor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벌목한 숲의 토양과 썩은 나무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Zoe G Davies

지난 9일,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벌목된 열대림이 수년 동안 탄소배출원이 되어 왔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벌목한 숲의 토양과 썩은 나무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숲은 탄소를 저장하고 격리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열대림은 전 세계 산림 탄소 저장량의 약 55%와 전 세계 육상 탄소 흡수원의 약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탄소 중립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6년에 걸친 연구에 따르면, 벌목된 열대림의 탄소 배출량은 숲이 다시 자라 10년 이상 흡수해야 하는 탄소 양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림의 구조적 황폐화가 탄소 저장량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번 논문의 주 저자이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변화연구소(School of Geography and the Environment) 내 생태계 역학 그룹의 박사 후 연구원인 테르히 리우타(Terhi Riutta)는 “이전 연구들이 새로 자란 나무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제거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토양과 썩어가는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을 설명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리우타 연구원은 "그렇게 벌목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래되었지만 천천히 자라는 나무를 빠르게 자라는 더 어린 나무로 대체해 왔던 것"이라며 “그게 다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산림 황폐화로 특징지어지는 지역인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의 열대 산림 지역을 찾아 벌목된 지역과 인근의 벌목되지 않은 지역의 순 탄소 배출량을 비교했다. 두 가지 다른 방법을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과학자들은 벌목된 지역에서 적어도 10년 동안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원들은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썩은 나무나 가지라는 것을 발견했으며, 그중 많은 것들이 벌목 과정에서 초기에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생태계 모니터링 네트워크 중 하나인 SAFE(Stability of Altered Forest Ecosystem)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며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지원을 받았다. 

 

벌목 관행이 달라지면 탄소 중립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

리우타 연구원은 “벌목 시, 주변 나무에 대한 손상을 줄이면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러나 벌목 관행이 배출에 미치는 영향과 벌목의 영향은 현장마다 다를 수 있으며 다른 열대 지역에 대한 추가 연구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더 나은 벌목 관행이 지금보다 나은 탄소 중립 환경을 만들 수 있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Lund University)와 영국 버밍엄 대학(University of Birmingham)의 환경과학 강사인 토마스 푸(Thomas Pugh) 박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벌목된 열대림이 탄소 배출원인지를 아는 것은 탄소 중립을 이루는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을 전했다.

이어 푸 박사는 "이 팀이 수행한 연구처럼 전체 생태계 탄소 변화를 측정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