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 개미투자자용 첫 지속가능연계 채권 발행

2023-01-13     송준호 editor

이탈리아의 에너지 그룹 에니(Eni)가 1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첫 지속가능연계 채권(SLB, Sustainability-Linked Bond)을 16일부터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은 10억유로(약1조 3420억원) 상한으로 제공된다. 에니는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경우에 상한을 20억유로(약 3조 6840억원)로 늘릴 수 있다”며 “10년 이상 시장에서 발행되지 않았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채권 발행에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연계 채권은 발행 시 지속가능성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기존의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과 다른 점은 두 채권은 특정 목적으로만 조달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면, SLB는 조건만 달성하면 자금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SLB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시 금리를 인상하여 지급하는 페널티를 조건으로 달고 있다./에니

 

5년 만기, 0.5% 페널티…가입비 없어

에니는 성명에서 “채권을 5년 만기로 최소 4.3%의 고정금리로 지급할 예정이며, 이 채권은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과 관련된 채권 상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에니는 “이 채권으로 미래의 잠재적 금융 수요에 대비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균형 잡힌 금융 구조를 유지하며 자금 조달원을 더 다양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채권 발행의 의의를 밝혔다.

마지막 쿠폰은 2028년 2월에 지급되며, 이는 에니가 2025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용량을 확대하려는 목표와 연계된다. 만약 이 목표 중 하나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에 지급하는 쿠폰의 금리는 건당 0.5%씩 인상된다.

투자자들은 온라인으로 청약할 수 있게 되며, 채권은 밀라노 증권거래소가 관리하는 채권시장에 상장된다. 가입자는 이탈리아인으로 한정되며, 가입비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21년도 첫 SLB보다 목표치와 페널티 강화

에니가 제시한 목표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25년까지 스코프1과 2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65%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용량을 5GW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에니가 2021년 6월 7일 석유 및 가스 기업 중 최초로 발행했던 SLB의 목표보다 강화됐다. 

이전 채권이 제시한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2020년 0.3GW에서 25년말까지 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는 유지됐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에 50% 감축한다는 목표에서 15% 더 줄이는 것으로 상향했다. 

목표 달성에 실패 시 부과되는 페널티도 기존에는 0.25%에서 0.5%로 강화됐다.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에니 CEO는 “오늘날 에니는 재정과 산업적 관점에서 탄탄한 회사로 이탈리아 국민에 안정된 예금을 제공하되, 이들이 완전한 탈탄소화와 선진 기술이 반영된 다양한 에너지 공급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우리의 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