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의 금융화’ 추세...미래 탈탄소화의 노선은?
자발적 탄소 시장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나온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에선 현재 자발적 탄소 시장이나 탄소크레딧 거래가 늘며 탄소가 금융화되고 있다고 환경 미디어인 그린비즈는 분석한다.
한편 그린비즈는 시장은 여러 탄소배출의 문제 가운데 일부만 해결할 수 있어 동시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에선 탄소 크레딧 대출 상품을 새로 출시했는데, 이는 자발적 탄소 시장의 본래 목적인 기후 변화 대응에서 벗어나는 징후라고 그린비즈는 지적했다.
자발적 탄소 시장은 지난 2021년에 약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였는데, 오는 2030년에는 500억달러(약 62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그린비즈는 보도했다. 전 세계 국가에선 탄소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발적 탄소 시장이 성장해 탄소의 금융화가 가속하는 상황이다.
탄소 금융화 가속, LSEG도 탄소 관련 펀드 출시
기업금융연구소(CFI, Corporate Finance Institute)에 따르면, 탄소크레딧은 ‘이산화탄소 1톤’처럼 측정할 수 있는 단위의 배출량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세부사항은 각국 정부가 규정해 기업에 할당한다.
반면 탄소 상쇄는 자연적·기계적 수단을 활용해 배출물을 제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기업에 보상하는 방식이다. 탄소상쇄는 프로젝트를 완료한 기업은 이를 보유하거나 자발적 탄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다.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펀드 상품은 탄소크레딧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LESG는 해당 상품을 ‘기업에 탄소상쇄와 탄소크레딧을 장기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투자자들은 탄소크레딧 생성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LSEG의 상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그린비즈는 분석했다.
한편 그린비즈는 LSEG의 경우처럼 탄소 관련 금융 상품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LSEG는 자발적 탄소 시장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행인으로부터 프로젝트의 내용과 유형, 예상 수익률 등 추가적인 내용을 공시해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래를 위한 투자 되려면…금융 산업 구조 바뀌어야
그린비즈는 탄소배출량 감축의 속도를 목표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탄소를 시장에 일임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책적으로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는 친환경 부문에 대한 지원책이 다수 포함됐지만, 유럽연합(EU)의 CBAM(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을 구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탄소와 시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그린비즈는 전망했다.
지속가능한 금융이 실물 경제에서도 효과를 발휘하려면 금융 산업의 작동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UN) 책임투자원칙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의 CEO인 데이비드 앳킨(David Atkin)은 “금융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비즈는 지속가능성 투자자들이 IRA와 별개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