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은 소형 발전소가 되어가고 있다

2023-01-18     최동훈 junior editor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제 개인 주택은 소형 발전소의 역할도 하게 될 전망이다. 2023년 미국에서는 가정에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통해 생산한 잉여 전력을 현지 전력회사에 판매하게 될 것이다. 또한 양방향 충전 기능을 갖춘 EV를 통해 정전 동안에도 불을 계속 켜둘 수 있다. 

에너지 자립형 주택은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저정하여, 정전 발생 시에도 불을 켤 수 있다./ flickr

이러한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해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풍, 폭염, 산불로 인해 야기된 정전에도 불을 켤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거주자는 열펌프와 다른 고효율 전기 제품을 이용해 에너지 요금과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도 있다.

 

자체적 전력 생산해 에너지 효율 높이는 에너지 자립형 주택

미국의 주택 건설업체 KB 홈(KB Home)이 캘리포니아의 메니피(Menifee)에 새로이 건설하는 219가구의 에너지 자립형 주택은 태양광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한다. 이 주택에는 태양전지 패널, 열 펌프, 배터리가 설치되어 있으며, 에너지 비용과 배출량을 줄이는 마이크로 그리드를 형성한다. 이 마이크로 그리드는 캘리포니아의 배전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자체 전력 시스템이다. 즉, 주택 내에 가상의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거주자가 근무 중이거나 잠든 동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에너지 거래를 통해 주택의 잉여 태양광 전력을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outhern California Edison) 등 지역 전력회사에 판매하거나, 전력 요금이 상승하는 저녁에 사용하기 위해 차고의 배터리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력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열펌프를 이코노미 모드로 전환하거나 전기 자동차의 충전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 

또한 정전 시 가정에 추가 전원을 공급하는 2.3 메가와트시(MWh) 규모의 ‘커뮤니티 배터리’를 다른 자립형 에너지 주택들과 공유한다.

이에 따라 다른 메니피의 주민들은 전기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지만, KB 홈의 자립형 에너지 주택들은 전력 중개업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폭염이 닥칠 때와 같이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가상 발전소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지역 배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KB 홈의 지속가능성 담당 수석 부사장인 댄 브라이덜먼는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매우 덥고, 화재 발생 시 전기가 끊길 염려가 있다. 가정 차원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복원력을 구축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력회사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은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가 고객 비용을 낮추고 전력망을 더 탄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에 메니피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담당자 케이티 슬론은 “이 프로젝트는 미래의 전기화에 관한 훌륭한 청사진”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자립형 주택의 성장은 연방 인플레이션 저감법의 후한 보조금으로 인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옥상 태양광 설비 비용의 30%에 해당하는 세액 공제가 2034년 1월까지 연장되면서, 가정용 배터리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인플레이션 저감법은 화석연료 보일러와 온수기를 열펌프로 교체하고, 인덕션 스토브를 설치하고, 가정용 전기 시스템의 전력효율을 높이기 위해 가구당 1만4000달러(약 17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중위 소득의 150%까지를 기준으로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고, 기준보다 높은 소득을 가진 가구는 히트 펌프 또는 인덕션 스토브를 설치하고 기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면 3200달러(약 398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일부 주 정부와 공공기관은 자체 리베이트를 제공한다.

 

주택뿐 아니라 EV 이용해 전력 생산 가능해

주택뿐만 아니라 자동차에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2023년에는 탄소배출의 큰 원인이자 가계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도 가정용 동력을 공급함으로써 그 경제적 가치를 높일 전망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 자동차 중 포드 F-150 라이트닝과 기아 EV6와 같은 일부 전기 자동차는 양방향 충전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아 EV6 모델의 배터리 용량은 58-77.4 킬로와트시(KWh)다. 이는 선볼트(SunVault)사의 가정용 배터리의 최대 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방향 충전과 자동차의 큰 크기의 배터리를 이용해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전 중에도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이용해 며칠 동안 가정용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KB 홈의 댄 브라이덜먼은 “전기차를 집에 연결시키고 차 안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