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대응 인식은?”... 위민비즈니스 보고서
지난 12일에 발간된 위민비즈니스연합(We Mean Business Coalition)의 ‘기후변화행동에 대한 기업들의 생각’ 보고서에 따르면, 500대 글로벌 기업 92%는 장기적 탄소중립달성을 자사경영전략의 중요 우선순위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9%는 탄소배출권 구매를 탄소중립전략의 중요 요소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미국, 영국, 유럽 내 500대 기업의 지속가능성 담당자에게 설문조사를 수행해 기후변화행동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자사 탄소배출감축 활동에 만족하는 담당자 21%에 불과…
이해관계자 요구 충족과 사업기회 포착을 위해 추가적인 노력 도모
먼저, 기업들은 탄소배출감축에 대한 외부이해관계자들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80% 이상의 응답자들은 정부, 미디어, 소비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외부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기후변화 행동을 요구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사의 탄소배출 감축활동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불과 21%에 불과하다. 이는 현재 기업들의 탄소배출 감축활동과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는 수준 간에 분명한 격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소비자 및 투자자들이 탄소중립을 도모하는 기업들에게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 때문에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또한 기업들은 최근 거세지는 반ESG의 흐름과 에너지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소배출감축으로 인한 메리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탄소배출감축을 통한 사업 기회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이에 브랜드 인식향상, 저탄소기술 등의 기술혁신, 친환경소비자 유입 및 기존 소비자 유치가 탄소배출 감축의 가장 큰 효과로 꼽혔다.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과 탄소중립 어젠다를 연계하여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또한 기업들은 에너지 및 원자재 사용 효율 강화를 통해 탄소배출 및 운영비용 감축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와 공급망 대란이라는 두가지 이슈를 함께 대응하는 모양새다.
탄소상쇄 중요성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신뢰성에는 의문
500대 글로벌기업의 지속가능성 담당자들은 탄소배출 감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여러 장벽들로 인해 탄소중립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주요 장애요소로는 예산 부족, 기술적 한계, 기업 내부의 협력 부족, 탄소중립에 대한 가이드라인 미비 등이 꼽혔다. 특히 약 40%의 담당자들은 탄소중립목표 달성 실패 요인으로 탄소배출 감축 방법론에 대한 이해부족과 공급망 전체의 탄소배출 측정 어려움을 제시했다.
때문에, 무려 89%의 응답자들이 탄소상쇄가 자사의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많은 기업들의 탄소배출 감축 수준이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어젠다와 부합하지 못하고 있기에, 탄소 상쇄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탄소상쇄를 기후변화대응 전략의 주요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38%에 불과하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아직까지 탄소상쇄의 효과 및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 44%의 응답자들은 탄소배출권 구매를 통해 기업의 비환경적 활동을 상쇄하는 것은 그린워싱 리스크가 높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38%의 응답자들은 탄소상쇄 사업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및 투명성 보장제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한 약 33%의 응답자들은 탄소상쇄의 실제 효과 및 지속성 부족을 지적했다.
실제, 영국 미디어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대 탄소상쇄시장 신용등록기관 베라(Verra)의 탄소배출권 94%는 실제 탄소배출감축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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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의 대표 M산자얀 (Sanjayan)은 “이번 보고서는 기업구매자들이 높은 퀄리티의 탄소배출권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때문에 탄소배출권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