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청정수소 연간 200만톤 공급하겠다
프랑스와 독일이 청정수소에 대한 공동 로드맵에 합의하겠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 현지미디어 유랙티브가 밝혔다. 양국은 유럽 산업의 경쟁력과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후 중립 및 탈탄소화를 지원하고, 저탄소 수소 기술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선언문을 통해 “에너지 혼합에 있어 양국의 기술중립 원칙을 존중하면서 미래 기술, 특히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독일은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국가 간 청정 수소를 이송하는 'H2 MED'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독 합의를 계기로 유럽 내 탄력적인 수소 시장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독일, 에너지 입장 차 있지만 청정 수소 로드맵 합의 예정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 탈탄소화'라는 공동 목표를 실현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가별 관점 차이는 인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에너지와 국방 정책에 대한 두 국가의 입장 차이로 인해 정부 협의가 취소된 적이 있었다. 프랑스는 원자력 기반 저탄소 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유럽연합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독일은 재생 에너지로만 연료를 생산해야 하는 확고한 입장을 펼쳤다.
EU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독일이 저탄소수소를 재생수소 개발목표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하자, 프랑스 에너지 시행장관 아그네스 파니에 루나허는 '위선적' 태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양 국가 간 극명한 입장 차로 인해 '외교적 지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EU의 탈탄소 목표를 위해 다시 한번 손을 잡기로 했다. 프랑스 총리와 독일 총리는 프-독 우호 조약인 엘리제조약 60주년을 기념하면서 '기술적 중립' 원칙을 상호 존중하고,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양 국가는 저탄소 수소를 위한 실행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관련 고위급 워킹 그룹 및 수소 관련 공동 작업 그룹을 설치했으며, 오는 4월 말 수소 개발에 관한 전략적 합의안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 청정수소 운송하는 H2 MED 프로젝트 참여
이 협력의 일환으로 독일은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간 수소를 해저 가스관을 통해 수송하는 ‘H2 MED 수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기존 재생 에너지원에서 공급된 재생 수소를 수출할 예정이며, 프랑스는 2030년까지 6.5기가와트(GW)의 전해조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의 참여를 계기로 프로젝트 규모는 더욱 확대됐으며, 수소 파이프라인과 충전소 확충 계획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해조 설비는 약 2.5GW 용량이지만 2030년 200GW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파이프라인이 독일까지 이어지면 2030년 EU가 필요한 수소의 10%에 해당하는 200만 톤을 매년 운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은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1000만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추가로 1000만톤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2 Med 프로젝트 예산은 25억유로(약 3조4300억원)로 추정된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이 파이프라인 건설에 필요한 자금의 50%를 분담하고, 나머지 자금은 EU로 부터 지원 받을 계획이다.
공동선언문에서 양 국가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며 나아가 "배터리 충전과 수소 재급유(refuelling) 인프라에 관해 양 국가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