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ESG 인 미국 플로리다 주…여전히 블랙록이 자금 관리해
론 디샌티스(Ron DeSantis)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는 ESG 투자와 이른바 ‘오크(Woke)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제정된 새로운 결의안에 따라 연기금의 펀드 매니저들은 더 이상 투자 과정에 ESG를 포함시킬 수 없도록 했고, 텍사스 주가 블랙록(BlackRock)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처럼 플로리다 주도 블랙록에 맡긴 20억달러(약 2조 460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그러나 현재, 블랙록은 여전히 플로리다 주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공공 기록을 검토한 결과 블랙록은 처음부터 플로리다 주의 자금 대부분을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에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지미 패트로니스(Jimmy Patronis)는 51억달러(약 6조3000억원)의 주 연금 자산을 지속가능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사실 자산의 1% 미만이 ESG 라벨이 붙은 펀드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반 ESG 캠페인을 강화했지만 플로리다가 연금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뉴욕타임스와 투자리서치기관 모닝스타는 미국의 안티ESG 운동이 실제 ESG 투자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한 바 있다.
플로리다 주 민주당 상원의원 제이슨 피조(Jason Pizzo)는 인터뷰를 통해 “이것은 누구에게나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일련의 큰 발표 중 하나”라면서 “효과도 없고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변인인 브라이언 그리핀(Bryan Griffin)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주지사는 기업이 신탁 이익보다 임의의 재무 지표 및 이데올로기 의제를 두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랙록, 플로리다 주에서 여전히 투자금 관리하고 있어
주지사의 반ESG 캠페인에 블랙록은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 주가 투자에 사회적, 정치적 또는 이념적 이익을 고려할 수 없다고 말한 후 투자 목표와 일치하는 재무 성과를 우선시하라는 플로리다 주 관리위원회의 명령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2022년 6월까지 블랙록이 관리하는 플로리다 연금 포트폴리오에 있는 13개의 펀드 자금의 대부분은 주식 및 채권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주 관리위원회(State Board of Administration, SBA) 대변인은 “SBA는 사회적 입장을 취하기 위해 투자한 적은 없다”고 말을 전했다.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여타 안티ESG 운동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은 4분기에 대체로 긍정적인 수익을 얻었다고 보고했다. 투자자들은 블랙록의 장기 상품에 1460억 달러(약 180조 45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분석가들의 추정치는 1240억 달러(약 153조 3000억원)를 뛰어넘는 액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록, 지난해 로비 지출 대폭 늘려
오히려 블랙록은 지난해 안티ESG 흐름에 반박하느라 미국 로비에 대한 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FT는 29일(현지시각) 밝혔다.
FT에 따르면, 블랙록은 2022년 연방 로비에 238만달러(약 29억원)를 지출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21년보다 63% 증가한 것이다. 텍사스에 5명, 플로리다에 2명의 등록 로비스트를 추가했는데, 2020년만에도 양쪽 주에는 로비스트가 한 명도 없었다.
텍사스주 청문회에서 안티ESG 공격을 받은 SSGA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됐다. 2022년 로비 지출은 전년도 108만달러(약 13억원)에서 176만달러(약 2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뱅가드는 로비지출은 줄였지만, 2021년 텍사스주 로비스트를 2명으로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