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틀리, 미국에서 식물성 요거트에 ‘기후 발자국’ 라벨 붙인다

비건 우유 시장의 규모는 원화로 12조 넘는 것으로 추정돼

2023-02-02     홍명표 editor
오틀리의 식물성 요거트./홈페이지

대체 낙농제품을 만드는 오틀리 그룹(Oatly Group AB)은 이번 달 미국에서 식물성 요거트 ‘오거츠(Oatgurts)’ 4개 제품에 ‘기후 발자국’ 라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틀리는 향후 2년 동안 판매되는 12개의 제품에도 추가로 기후 발자국 라벨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식량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 중 가축을 기르고 먹이는 것이 탄소 발자국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고기는 가장 기후 집약적인 단일 식품이다. 유제품은 식물성 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식물성 유제품은 분명한 발판을 마련했다. 데이터 회사 IRI의 추적에 따르면, 1월 1일로 끝나는 52주 동안 미국 소매점에서 미국산 유제품 우유 판매는 157억달러(약 19조3615억원) 상당 판매됐고, 식물성 우유는 24억달러(약 2조9597억원) 정도 판매됐다.

식물성 우유 중에서도 귀리 우유(oat milk)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IRI 자료에 따르면, 귀리 우유의 매출은 같은 52주 동안 5억2100만달러(약 6425억원)를 기록했으며, 달러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귀리 우유와 같은 비건 우유의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 12조3322억원)로 추정된다.

 

유제품 우유 1L의 온실가스 발자국은 3.15kg, 귀리 우유는 0.9kg

오틀리 그룹은 ‘수명 주기 평가’를 사용하여 식품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한다. 오틀리 그룹은 식품의 이산화탄소와 기타 배출물을 포착한 다음, 외부 회사인 카본클라우드(CarbonCloud)에서 측정치를 확인한다. 이후 모든 정보를 하나의 숫자로 추출하여 포장된 상품의 킬로그램당 이산화탄소 환산 킬로그램(kg CO2e/kg)으로 표시하는데, 이를 ‘기후 발자국’이라고 부른다.

오틀리 제품은 전면에 기후 발자국이 눈에 띄게 표시된다. 뒷면에는 영양 성분표 아래 나열되어 있다. 회사는 기후 분석이 수행된 날짜를 공개하고, 카본클라우드가 소스임을 언급한다. 또한 소비자가 더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 URL도 기재한다.

오틀리와 카본클라우드의 계산에 따르면, 16개 미국 제품의 기후 발자국 범위는 0.62~1.9kg CO2e/kg다. 영국 비영리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의 추정에 따르면, 1리터(L)의 유제품 우유의 온실가스 발자국은 3.15kg이지만, 귀리 우유는 0.9kg에 불과하다. 귀리 우유의 탄소 발자국이 유제품 우유의 탄소 발자국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틀리는 1994년에 창업해서 2021년 5월 상장한 스웨덴 회사다. 2019년 대체육으로 유명한 비욘드 미트(Beyond Meat)보다 순매출이 6배 더 많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89% 하락했다. 2020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비건 제품에 유사한 기후 라벨을 붙이기 시작했다.

오틀리 그룹의 쿠넨 이사는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영양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처럼, 식료품 통로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의 기후 영향을 비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려면 다른 식품 회사들도 이와 동일한 세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후 발자국 정보를 공유하는 회사는 거의 없으며, 이를 공유하는 회사에 대한 표준도 없는 실정이다.

한편, 이번 달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포장 전면에 세부 정보를 표시하는 것을 포함하여 영양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에 대한 소비자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