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ON】 허리케인 막는 노르웨이 스타트업 오션텀
허리케인 등 피해액 연간 62조원 해수면 평균 온도 낮춰 폭풍이 형성되지 않도록 방지
지난 8월 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허리케인 '로라'가 상륙했다.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큰 돌풍을 동반했으며 최대 풍속은 초속 67m에 이르렀다. 허리케인은 바다, 특히 해수면의 높은 온도에 영향을 받아 더욱 강하게 형성되는데,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더 높아지면서 규모가 엄청 커진 것이었다. 이로 인해 건물이 붕괴되고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85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지역 사회에 큰 피해를 입혔다.
바다의 표면 온도가 1도 상승할수록 허리케인의 풍속은 시속 20마일까지 증가할 수 있다. 노르웨이 스타트업 '오션텀(OceanTherm)'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수면 평균 온도를 낮추는 파이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원리는 1500m 길이에 이르는 파이프를 바닷가에 설치하고 파이프에 공기를 주입해 거품을 발생시키고, 심해수의 차가운 물을 바다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다 표면의 온도를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고 허리케인이 형성되거나 더 심해지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오션텀 CEO 올라프 홀링사터는 노르웨이 해군의 잠수함 장교 출신으로, 2005년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 지역에 미친 피해를 목격하면서 이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는 “허리케인이 상륙하기 전에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더욱 잘 생성되거나 풍속이 훨씬 강해진다"며 "바다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을 해수면 위 따뜻한 물과 섞으면 해수면 온도를 낮출 수 있고 허리케인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바다에 이 파이프를 설치하는 고정 방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오션텀은 기술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선박에 파이프를 설치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바다에서 처음 기술 시험을 한 오션텀은 표면 온도를 섭씨 4도 정도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를 계기로 멕시코만에서도 컴퓨터 모델링과 파일럿을 2년 동안 수행할 예정이다. 쿠바와 멕시코, 쿠바와 플로리다처럼 허리케인 피해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는 파이프를 영구적으로 설치할 방안을 고안할 것이다.
오션텀에 따르면, 설치 건설비는 약 5억 달러(5791억 5000만 원), 운영비는 연간 최대 1억 달러(1158억 3000만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운영비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액보다는 훨씬 낮은 편이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허리케인 바람, 폭풍, 폭우로 인해 연간 약 540억 달러(62조 5482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허리케인이 형성되는 여러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기술 효과성도 낮아 이 기술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거대한 폭풍의 영향력을 낮출 만큼 해양 온도를 바꾸는 것은, 한편으론 가뭄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션텀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텍사스 해안과 같이 더 넓은 지역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양 생물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시적으로 해수면 온도를 낮추는 데서 더 나아가 지속적인 해양 연구와 모니터링을 통해 바닷물이 평균 온도를 유지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바다의 적정 온도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 환경 생태계가 순환되기 때문이다. 가령 바다깊은 곳의 저온으로 얼음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해수면 온도를 실시간 감시해 필요 시 온도 제어를 작동시켜 자연 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