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코필립스의 알래스카 석유 프로젝트 향방…바이든 행정부 어디로?

2023-02-06     유미지 editor
미국 국토관리부가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의 알래스카 석유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환경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코노코필립스

지난 1일, 미국 국토관리부(Bureau of Land Management)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의 알래스카 석유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환경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 대상이 된 코노코필립스의 윌로우 프로젝트(Willow Project)는 알래스카에 위치한 5곳의 시추 사이트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것을 말한다.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이 계획을 주도한 코노코필립스는 이를 통해 하루 최대 16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미국 생산량의 약 1.3%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이 석유 프로젝트를 승인한 바 있다. 그러던 2021년, 미국 알래스카주 연방 법원은 코노코필립스가 북극곰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가를 중단했다. 코노코필립스는 "환경 분석의 결함을 수정할 수 있다"면서 국토관리국에 석유 시추 허가를 요청했다. 이후 여러 차례 환경 평가를 한 끝에 최종 보고서가 나오게 된 것이다.

국토관리국은 개발자인 코노코필립스에게 처음 제안한 5개의 시추 사이트를 3개로 줄일 것을 권장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시추를 두 곳으로 축소할 경우 경제적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며 추가 제한을 경고해 온 바 있어서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 석유 시추 사업에 지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윌로우 프로젝트가 위치한 알래스카 지역의 모습/ 블룸버그

 

알래스카 시추 사업인 윌로우 프로젝트를 둘러싼 대립

그동안 윌로우 프로젝트는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사이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으며 충돌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2300만 에이커 규모의 국립석유보존지역(National Petroleum Reserve-Alaska, NPR-A)의 북동쪽에 위치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에버그린 액션(Evergreen Action), 어스 저스티스(Earth Justice)을 비롯한 여러 환경단체는 “일부 활동이 물새, 순록 및 기타 야생 동물의 중요한 서식지를 제공하는 테섹푸크 호수(Teshekpuk Lake) 근처에서 발생한다”며 “순록의 이동 루트를 방해하는 등 알래스카 생태계를 비롯한 주민 커뮤니티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환경 운동가들과 일부 알래스카 원주민들은 백악관 밖에서 집회를 열고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에게 직접 호소함으로써 이 프로젝트를 차단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기후 운동가들은 윌로우 프로젝트가 “미래의 석유 개발을 위한 허브를 제공할 것이며, 계속 온난화되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원유 및 이산화탄소 배출을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알래스카 의회 대표단, 노동조합, 노스 슬로프(North Slope)의 일부 주민들을 포함한 윌로우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 석유의 대안을 필요로 하는 시장에 충분한 원유를 공급하고, 동시에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 및 일자리를 유지해 미국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와 양립할 수 있는가가 문제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50~52% 낮게 줄이겠다며 공격적인 기후 의제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석유가 부족해지고 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석유 기업들에게 소비자의 연료 가격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것을 요구해 왔다.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코노코필립스의 윌로우 프로젝트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는 그의 공약에 대한 첫 시험으로 간주되고 있다.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는 프로젝트를 제한함으로써 시행을 중단할 수 있다.

비영리기구 어스 저스티스(Earth justice)의 CEO 애비게일 딜런(Abigail Dillen)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은 우리가 실제로 기후에 대해 심각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아니면 단지 척하는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국 내무장관 뎁 할랜드(Deb Haaland)는 30일 내에 진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둘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