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ㆍ유니레버…탄소의 변신, 탄소포획 기술로 탄소를 공급원료로 재활용

2023-02-06     김환이 editor
코카콜라 유로퍼시픽 파트너스(CCEP)가 탄소포집 기술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유럽 대학 2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코카콜라

코카콜라의 공식 협력업체인 코카콜라 유로퍼시픽 파트너스(CCEP)가 탄소포집 기술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유럽 대학 2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현지미디어 에디가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로비라비르힐리대학교와 네덜란드 트벤데 대학교와 협력해 탄소포획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 전체에 적용할 예정이다. 

CCEP의 책임자인 크래이그 트위포드(Craig Twyford)는 “우리는 탄소를 위험 물질이 아닌 중요한 자원으로 바꿔 사업 운영과 공급망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를 포획해 공급원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획기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2020년 CCEP는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의 순배출량을 2010년 대비 30%까지 줄이고 2040년까지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CCEP의 스코프 3(가치사슬 전체의 탄소배출량) 대부분이 공급망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인증기관인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가 인증한 탄소 배출권을 구입해 콜롬비아 산림 재생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탄소 상쇄를 넘어 공급망 내 탄소를 자체적으로 제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로 만든 설탕으로 음료수 생산

CCEP는 버클리 대학교와 협력해 포획된 탄소를 공급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에 약 3년 동안 자금을 지원했다. 각 공장에 직접공기포획(DAC) 장치를 설치해 탄소를 포획하고 탄산염으로 설탕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탄산음료를 제조하는 데 있어 설탕이 탄소 배출을 야기하는 주 원료이기 때문이다. 식품 분석 회사 스푼샷의 연구에 따르면, 정제 설탕 1kg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2년 동안 한 사람이 마신 물과 맞먹는다고 한다. 설탕 1그램 당 0.6g의 탄소가 발생해 설탕과 같은 농업 원료들이 회사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탕수수는 설탕의 원천 재료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식품 작물이다. 사탕수수 생산량은 지난 10년 동안 10% 이상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토지 황폐화, 삼림 벌채 등 기후 위기를 야기하기도 했다. 

CCEP는 넷제로를 위해 농업 원재료에서 배출되는 탄소 감축에 우선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최근 몇 년간 공급망 내 탄소를 감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벨기에 CCEP의 생수 병입(Bottling) 공장이 3번째로 탄소 중립 인증을 받았고, 2023년 말까지 최소 8개 이상의 사업장이 국제 표준에 따라 탄소 중립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8년부터 100% 재생 가능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어 2006년 이후 연료 에너지 소비를 65% 이상 줄였다.

 

 탄소포집 기술의 확장성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협업 시작

유니레버는 포획된 탄소를 함유한 세탁 캡슐을 최초를 개발했다/유니레버

탄소 포획 기술을 사업장에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십에 참여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카펫 제조업체인 인터페이스는 기후 테이크백(take-back) 미션을 추진해 탄소를 지구의 적이 아닌 자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유니레버는 'Flue2Chem'이라는 탄소포집 컨소시엄에 지난 2일(현지시간) 참여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화학 산업 협회(SCI)가 주도하며 금속, 유리, 종이 및 화학 제조와 같은 산업들이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 및 확장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프록터앤갬블(P&G), 바스프, 타타스틸, 카본 클린, 페이퍼 인더스트리 등 15개 화학ㆍ제조ㆍ소비재 기업과 기관들이 모였다.

이 이니셔티브는 540만파운드(약 81억원) 예산으로 연소 가스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를 포획해 세탁, 청소,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데 활용하고자 한다. 유럽위원회 산하 영국 혁신연구(Research and Innovation) 센터가 268만파운드(약 4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업과 기관이 분담할 계획이다. 

성명서는 “이번 컨소시엄을 통해 영국 제조업의 순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탄소 수입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2030년까지 자사의 세탁 및 청소 제품에 있는 모든 화석연료 기반 탄소를 천연 및 재활용 대체품으로 대체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에서는 식물성 탄소를 주성분으로 한 세탁 캡슐을 출시했으며, 아시아에서는 포획된 탄소를 함유한 세탁 캡슐을 최초로 만들기도 했다.

외신들은 “실제 많은 기업들이 탈탄소화 하는 것을 넘어 탄소를 핵심 재료 구성 요소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 방식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