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저탄소 수소 인증하는 제도 도입 논의

2023-02-13     김환이 editor
영국 정부가 저탄소 수소에 관한 국제 인증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크리에티브 커먼즈

영국 정부가 저탄소 수소에 관한 국제 인증 제도를 도입할 계획임을 지난 9일(현지시간) 현지미디어 에디(edie)가 보도했다. 정부는 인증 제도를 통해 재생 에너지나 수소와 같은 대체 에너지원이 저탄소임을 검증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영국 에너지 보안 및 넷제로 부처는 저탄소 수소 표준이 국제적으로 인증 받을 수 있도록 현재 산업계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계획은 에너지 보안 및 넷제로 부처가 설립된 직후에 나왔으며, 2025년까지 인증 제도를 최종 도입할 예정이다.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는 기업에너지산업부(이하 BEIS)를 분할해서, 에너지 보안 및 넷제로를 담당할 4개의 정부 부처를 신설했다. 저탄소 수소 인증 제도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에 관련된 최우선순위 정부 정책 중 일부에 포함된다. 저탄소 수소를 평가하고 최종 사용할 수 있는 공식 인증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 저탄소 수소 용어 그린워싱 막는다

지난해 영국 정부가 수소 전략을 발표한 이후, 저탄소 수소 시장을 개발하는 데 전 세계의 관심과 투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청정 수소를 제외한 블루 수소나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와 결합한 혼합물로 생산돼 기후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탈탄소 및 저배출 과정을 통해 생산되더라도 수소가 저탄소임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공식 합의된 인증 제도가 없으면 ‘저탄소 수소’라는 용어로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30년까지 최소 10GW의 저탄소 수소 생산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영국 정부의 목표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그린워싱’은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정부는 공식 문서를 통해 “저탄소 수소 인증 제도는 생산자가 탄소 배출을 줄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증 제도는 저탄소 수소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생산자들은 작년에 발표된 영국의 저탄소 수소 표준(Low Carbon Hydrogen Standard)에 따라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계산해야 한다. 

저탄소 수소 표준은 온실가스 배출 및 지속가능성 기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영국 환경청(EA)이 블루 수소 생산에 관한 새로운 규제 지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이 표준에 따르면, 생산 뿐 아니라 전기 사용, 탄소 포획 시에도 배출되는 탄소를 배출량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린수소나 재생에너지원의 생산 여부에 상관없이 메가줄(megajoule) 당 20g 이내로 탄소를 배출해야 ‘저탄소’로 분류된다.

또한 생산자들은 수소가 저탄소 기준에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세부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업 등 이해관계자에게는 탈탄소 목표의 진행사항을 보고하고, 보조금 제도의 적격성 등 정부의 규제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