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하면서 리튬 수요 줄이려면? UC 데이비스 보고서
미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UC Davis)에서 ‘이동성 향상 및 채굴량 감소를 통한 배출량 제로 달성(Achieving Zero Emissions with More Mobility and Less Mining)’이란 보고서를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 수송 부문의 탈탄소화 노선에서 리튬 채굴량을 줄이는 동시에 환경적 피해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보고서 주요 저자인 프로비던스 대학(Providence College)의 테아 리오프랑코스(Thea Riofrancos)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탈탄소화 여부가 아닌 방법론"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수송 부문이 미국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요소인 만큼, 탈탄소 전략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자가용을 전기차(EV)로 전환해 배출량을 줄인다는 접근법을 취하는데, EV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수요도 크게 뛰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리튬 채굴이 늘어나면서 환경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V 전환하면서 리튬 수요도 줄이려면?
보고서는 "교통 시스템 내 승용차 비중을 줄이면서 EV 배터리 크기를 제한하면 리튬 수요를 적어도 18%에서 많게는 66%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승용차 비중을 그대로 두고 EV 배터리 크기만 제한하면 리튬 수요는 최대 42%까지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UC Davis의 알리사 켄달(Alissa Kendall) 교수는 “오는 2050년까지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리튬 수요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승용차 수요 감축”이라며 동시에 “도시의 이동성과 인구밀도에 따라 배터리 크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장려하는 방법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법원 리튬 광산 프로젝트 승인…환경단체는 반발
보고서는 미국이 EV 전환에만 집중하는 정책을 유지하면, 리튬 수요가 늘어 환경 파괴도 함께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리튬이 매장된 지역 가운데 79%가량은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의 반경 56km 내에 위치해 원주민 공동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네바다주의 태커패스(Thacker Pass) 리튬 광산 채굴을 두고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인 그레이트베이슨리소스워치(Great Basin Resource Watch)의 카산드라 리센비(Kassandra Lisenbee)는 “광산 인근에 사는 원주민들의 역사적인 장소와 주변 환경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코퍼레이트 나잇츠(Corporate Knights)에 밝혔다.
보고서는 태커패스 광산을 채굴하면 약 5000에이커의 거주지가 파괴되고, 연간 1만5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를 사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태커패스 광산 사업을 진행하려는 캐나다의 리튬 광산 기업인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미국 네바다주 연방법원은 환경단체의 반대를 물리치고 사업을 승인해 리튬 아메리카스의 손을 들어줬다고 지난 7일 E&E 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