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큰 그림'… 한화큐셀과 손잡고 '에너지 공급망ㆍ중국 리스크 없애자'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PPA 폭발적인 성장, SEMA도 한몫했다
지난해까지 빅테크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구매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전력 구매량을 따졌지만, 앞으로는 전력 구매 시스템을 점검할 시기라고 그린비즈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에서 각 기업의 전력구매계약의 세부내용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전력구매계약(PPA)의 양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플랫폼을 통해 거래했는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셈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아메리카와 아시아 기업에서 구매한 신재생에너지의 양은 약 36.7기가와트(GW)로, 지난 2021년보다 18% 증가했다.
전력구매계약은 아메리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NEF는 평가했다. 아메리카 지역의 전력구매계약은 지난해 24.1GW로, 지난 2021년보다 18%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해 4.6GW로 조사됐는데, 지난 2021년의 두 배를 넘길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블룸버그NEF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구매계약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한 기업은 아마존(Amazon)이었다. 그 뒤로는 메타(Meta),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순으로 조사돼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6.7GW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했다고 블룸버그NEF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블룸버그NEF는 공개된 전력구매계약만 기준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력구매계약의 거래 방식도 시장 평가의 주요 요소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흥시장의 전력구매계약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신흥시장의 전력구매계약을 위해 한화큐셀(Qcells)과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손을 잡았다. 한화큐셀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설비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협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한화큐셀로부터 최소 2.5GW 규모 태양광 설비를 공급받는다.
글로벌 CRM 플랫폼 기업인 세일즈포스는 전력구매계약의 영향을 집계하고 인증하는 ‘분산 신재생에너지 인증(DRECs)’이라는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다. 구매 기업들이 신흥시장의 사업을 지원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방점을 둔 시스템이라고 그린비즈는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신재생에너지 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신흥시장에서 향후 8년에 걸쳐 28만 메가와트시(MWh)의 에너지를 구매하겠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 2021년 보고서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큐셀, 협업의 근거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내세운 세일즈포스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와 한화큐셀의 협업을 통한 미국 내 신규 사업의 가능성도 주목된다고 그린비즈는 밝혔다.
그린비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 부문 책임자인 브라이언 야누스(Brian Janous)가 큐셀과 1년여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협상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야누스는 그린비즈에 미래를 건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을 준 요소가 두 가지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공급망 문제 해결’과 ‘중국산 패널 우려 해소와 아시아 시장 확대’를 꼽았다.
야누스는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공급망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탈탄소 노선을 공언한 마이크로소프트가 구매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협력은 중국산 패널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이번 분기부터 조지아주에 태양광 설비 공장에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최대 3.3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의 태양광 설비를 생산할 것으로 그린비즈는 보도했다. 큐셀의 이번 투자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포함된 ‘미국 태양광 산업 육성 법안(SEMA, Solar Energy Manufacturing in America Act)’이 주요했다고 그린비즈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