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인식 갈등? 세계은행 총재, 결국 조기 퇴장으로 마무리

2023-02-17     홍명표 editor
세계은행 홈페이지

세계은행 총재인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 백악관과 의견 차이를 보인 지 몇 달 만에 임기가 끝나기 훨씬 전에 자리를 떠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로이터에 의하면, 맬패스 총재는 6월 말까지 개발도상국에 연간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는 다자간 개발 은행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원래 5년 임기인 세계은행 총재인 그의 임기는 2024년 4월에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맬패스 총재는 지난 14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게 사임 의사를 알렸다고 전직 투자 은행가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가을 여러 차례 사직 요구를 받았고, 연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맬패스 총재는 성명서를 통해 " 많은 생각 끝에 새로운 직책을 맡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총재는 최근 몇 달 동안 옐런 장관으로부터 기후 변화 및 기타 글로벌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대출을 보장하기 위해 세계은행의 개혁을 가속화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미 재무부는 "미국이 곧 맬패스 총재의 후임자를 지명할 것이며 은행 이사회가 차기 세계은행 총재를 위한 투명하고 능력에 기반한 신속한 지명 절차를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맬패스 총재는 최소한 4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까지는 남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후임자를 지명하고 확인하는 일정을 고려할 때 6월 말 이전에 자리를 떠날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오랜 전통에 따라 미국 정부는 세계은행 총재를 선출하고 유럽 지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총재를 선출해왔다. 

맬패스 총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재무부 국제문제 담당 최고관료를 지낸 뒤 2019년 4월 세계은행 총재가 됐다. 이전에는 지금은 없어진 투자 은행 베어 스턴스(Bear Stearns)에서 10년 이상 수석 경제학자로 재직했다.

세계은행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에 세계은행은 전 세계 프로젝트에 1040억 달러(약 133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현지 언론은 "회계연도 말인 6월 말에 회사를 떠나고 나면, 후임자는 10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과 IMF의 합동 회의 전에 세계은행의 개혁에 대한 시간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후임 세계은행 총재 후보자로 4명을 손꼽았다. 사만다 파워(SAMANTHA POWER)는 현재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이끌고 있으며, 오랜 인권 옹호자이자 외교관, 전직 언론인이다. 그녀는 버락 대통령 하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라지브 샤(RAJIV SHA)는 오바마 전 대통령 하에서 전 미국국제개발처(USAID) 관료였으며 현재 자선 단체인 록펠러 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의 회장이다. 록펠러 재단은 최근 국제 기후 회의인 COP27에서 탄소 상쇄 프로그램에 대해 미 국무부와 협력했다. 미수뉴 샤피크(MINOUCHE SHAFIK)는 이집트 태생의 영국계 미국인 경제학자로,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학장이며 영란은행 부총재 및 IMF 부총재를 역임했다. 월리 아데예모(WALLY ADEYEMO)는 미국 재무부 차관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자금을 삭감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및 기타 조치를 조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