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저인망 어업의 단계적 금지에 시끌벅적
유럽 연합(이하 EU)이 오랫동안 준비한 지속 가능한 어업 패키지가 21일(현지시각) 발표되자 이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이 분열하고 있다고 유랙티브가 22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번에 제시된 지속 가능한 어업 패키지에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복원을 위한 행동 계획, EU 어업 및 양식 부문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EU 공동 어업 정책(CFP) 및 EU 공동 시장 기구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어 있으며, 둘 다 2013년 마지막으로 개정됐다.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다투는 것은 모든 해양보호구역(MPA)에서 저인망 어업을 금지하고 해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유럽 위원회(이하 EC)의 의도다. 저인망 어업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해저를 가로질러 무거운 그물을 끄는 낚시 방법이다. 저인망 어업은 물고기를 잡는 가장 파괴적인 방법이다.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민감한 서식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한다.
2001년 4개의 단체가 연합해서 결성된 해양 보호 NGO 오세아니아(Oceana)에 의하면, 저인망 어업은 산호와 같은 취약한 생태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 일단 산호와 스펀지 공동체가 파괴되면, 상업적인 가치가 있는 물고기와 다른 종들도 사라질 수 있다.
2016년 EC는 심해 접근 규정을 도입하여 북동 대서양의 EU 해역에서 800미터 이하 심해 해저 저인망 어업을 금지했다.
또한, EC는 2022년 9월 북동 대서양 EU 해역의 87개 구역을 폐쇄했다. 이는 국제바다탐사협의회(ICES) 과학자들의 조언에 따를 조치로, 57개 취약한 심해 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시에 어업 활동은 가능하도록 최소한으로 폐쇄했다.
폐쇄된 총 면적은 400m 이하의 취약한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보존된 1만6419평방킬로미터다. 이는 북동 대서양의 EU 해역의 1.16%에 해당한다. 지난해의 조치는 EU 회원국과 EU 해역에서 운항하는 제3국의 모든 선박에 공표 후 20일 후부터 즉시 적용됐다.
한편, 이번에 발표한 EU의 구속력이 없는 해양행동계획에는 2030년까지 모든 해양 보호 구역에서 저인망 어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EU를 포함한 196개국이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협약으로 2030년까지 보호된 육지와 해양의 30% 목표를 달성하기로 약속한 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따른 것이다. 현재, EU에서 바다의 10%만이 보호되고 있다.
NGO들은 저인망 어업의 단계적 금지에 환영하는 분위기
일부 국회의원들과 NGO들은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 203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개념을 비판했지만, 그 제안을 널리 환영했다.
캐롤라인 루즈(Caroline Roose) 유럽의회 어업위원회 조정관은 "이번 행동 계획으로 EC는 저인망 어업이 '보호받는' 해양 구역의 개념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즈 조정관은 위원회의 계획이 구속력이 없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해양 보호 조치에 정기적으로 반대하는 유럽 정부를 선의로 해석한 결과”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시즈 앳리스크(Seas At Risk)'의 수석 해양 정책 책임자인 안드레아 리폴(Andrea Ripol)은 "위원회가 저인망 어업은 구닥다리 기술임을 인정하는 것은 안심스럽다"며, 회원국들에게 규칙을 시행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제안할 것을 행정부에 요청했다.
저인망 어업의 유럽 어류 생산량의 25% 차지해서 어민은 반발
그러나 저인망 어업과 관련된 일부 이해관계자들은 이 소식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저인망어업연맹(European Alliance for Bottom Trawling)은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어업 금지를 통해 해양 보호를 그린워싱하기로 결정했다"고 비난했다.
업계 단체에 따르면, 이 계획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어업 공동체를 파괴할 것이며, 저인망 어업을 하는 7000척의 선박이 EU 어류 생산량의 25%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원회는 2050년까지 기후중립화를 목표로 수산 분야 에너지전환 방안도 제시했다.
EU 집행부에 따르면 어업 부문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연료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 이와 동시에 2019년에는 52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위원장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은 오늘날 어업인에게 가장 큰 위험이며, 우리는 이용 가능한 모든 도구로 그 의존도를 줄이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 NGO 오세아니아(Oceana)의 최근 보고서는 저인망 어업이 EU에서 가장 연료 집약적인 어업 기술임을 확인했다.
NGO 연합은 에너지 전환 계획이 장려하는 수준이지만, 이 부문의 탈탄소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석 연료 보조금을 모두 없애고, 탈탄소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소규모 어업인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