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들, BNP 파리바와 토탈에너지스에 소송 제기
프랑스의 유명 대기업 BNP파리바와 토탈에너지스가 활동가들로부터 각각 화석연료 에너지 자금조달과 인권 문제로 소송을 당했다고 로이터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옥스팜(Oxfam),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우리 모두의 사업(Notre Affaire à Tous) 등 세 곳의 활동가 그룹은 석유와 가스 회사에 대한 BNP파리바의 대출이 프랑스에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MENA 권리 그룹은 토탈에너지스를 고소했다. MENA권리 그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기본권과 자유를 옹호하는 법률관련 NGO다. MENA권리그룹은 토탈에너지스가 지분 39.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예멘(Yemen) LNG가 운영하는 발하프 가스 액화 플랜트에서 UAE군에 의해 구금과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두 사람을 대신해서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는 "활동가 그룹이 대화 대신 소송을 선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화석연료 자금 조달을 즉시 중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까지 화석 연료에 대한 237억유로(약 32조원)의 미결제 대출이 있었고, 2016년에 석유 프로젝트 금융지원을 중단했으며 2025년까지 석유 추출 및 생산에 대한 미결제 금융지원을 4분의 1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었다.
토탈에너지스는 예멘LNG의 소수 주주이며 예멘 LNG를 통제하지 않기 때문에 토탈에너지스의 통제 범위 밖에 있다고 항변했다. 다만, 예멘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UAE군인으로부터 인권 유린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UAE 당국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두 기업 모두 프랑스의 2017년 법률을 근거로 소송 당해
두 건의 소송에 대한 근거법안은 프랑스 대기업이 사업 활동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인권과 환경에 대한 위험을 식별하고 예방할 책임을 지는 2017년 프랑스 법률이 기준이 됐다.
로이터의 지난해 9월 보도에 의하면, 동일한 법률에 근거한 프랑스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은 2월 28일에 토탈에너지스를 상대로 또 다른 환경 소송이 예정되어 있다. 이 소송은 파리와 뉴욕 시가 토탈에너지스가 기후 변화에 적적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소다.
파리와 뉴욕시는 판사가 토탈에너지스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파리 협정의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원고측은 이 소송이 네덜란드의 셸(Shell) 결정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5월 네덜란드 법원은 셸에 탄소 배출 감소 목표를 가속화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옥스팜 프랑스(Oxfam France)의 알렉상드르 이다츠(Alexandre Poidatz)는 "BNP파리바가 생태적 전환을 위한 어떠한 조건도 설정하지 않고 가장 큰 화석 연료 회사에 새로운 백지 수표를 계속 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에 소송을 제기한 세 개의 활동가 그룹은 BNP파리바가 200개 이상의 새로운 화석 연료 프로젝트와 관련된 8개의 유럽 및 북미 석유 및 가스 회사에 간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시에 유로존의 가장 큰 은행인 BNP파리바는 GFANZ의 하위 은행그룹인 NZBA(Net Zero Banking Alliance) 가입과 같은 기후 친화적인 주장을 하고 있었다.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inforestAction Network)의 보고서(Banking on Climate Chaos) 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2016-2021년에 1420억달러(약 184조원) 상당의 화석연료 자금조달로 석유와 가스 생산에 가장 많이 기여한 국제 은행 중 10위를 차지했다.
한편, 토탈에너지스 소송에서 MENA권리그룹의 법률 고문 알렉시스 티리(Alexis Thiry)는 MENA그룹이 예멘LNG의 발하프(Balhaf) 현장에서 발생한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여러 차례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토탈에너지스는 예멘LNG 현장에 대한 자사의 지분이 39.6%인데, 법률상 지분이 40% 이상인 경우에 관여할 수 있다면서 발하프(Balhaf) 현장에는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MENA권리그룹은 2017년 프랑스 법률에서 언급된 지배적 영향 기준치가 토탈에너지에스도 적용되며 토탈에너지도 예멘LNG에 관여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토탈에너지스는 예멘의 지역 당국에 상황에 대해 문의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예멘 LNG에도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예멘 문제는 지난달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언급됐다. 로이터에 의하면,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예멘 분쟁의 종식을 위한 진전이 있지만 영구적인 휴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