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기후변화 리스크 분석…포스코 등 5개 기업 ‘고위험군’ 분류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기후변화 리스크 분석 보고서’ 시리즈의 첫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리스크와 환경 법규 위반 리스크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LG화학, 포스코홀딩스, KCC, 롯데정밀화학, 영풍 5개 기업을 고위험군에 속한 기업으로 분류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해당 기업들이 기후변화의 전환 리스크가 매우 높으며, 향후 기후변화 관련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기후변화 리스크가 높아 관련 비용 증가로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기업들을 파악하는데, 본 보고서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3월 중순 경 시리즈 두 번째 보고서인 ‘기후변화 기회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후변화 대응 수준이 높고 친환경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리스크, 25개 기업 ‘고위험군’ 분류
서스틴베스트는 온실가스 배출 리스크 점수를 산출했다. 총 25개 기업이 리스크 점수 100점을 기록하여, 온실가스 배출 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최근 3년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포스코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이며, 집약도가 가장 많았던 기업은 쌍용 C&E였다.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은 집약도는 작지만 절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업 내에서 최상위 수준에 해당하여 리스크 점수가 높게 책정됐다.
고려아연과 S-Oil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집약도 모두 상위 수준으로 나타나서 역시 높은 리스크 점수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시장 및 규제 변화가 온실가스 배출리스크가 높은 기업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해당 기업들에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 활동을 도입하여 실제 저감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현재 온실가스 배출 리스크가 높게 나타났더라도, 저탄소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장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 법규 위반 이력, 영풍과 KCC의 리스크 높아
환경정보공개제도의 대상 기업 수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1674개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 법규를 위반한 이력이 있는 기업 수는 2018년에 206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300개, 349개였다. 보고서는 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위반 기업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 200개 업 중 69개 기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환경 법규를 위반한 내역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영풍과 KCC가 가장 높은 수준(High)의 행정 처분을 받았으므로, 환경 법규 리스크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업 중 앞서 언급한 두 곳을 제외한 기업들은 대부분 가장 낮은 수준(Low)의 제재를 받았다. 영풍은 2020년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 없이 배출시설을 설치하여 사용중지 처분을 받았다. KCC는 2018년 세종공장에서 ‘설치허가 및 변경신고 미이행’으로 사용중지 및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산업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환경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온과 고압의 공정 환경 내에서, 여러 화학물질과 원료를 사용하는 산업 특성상 원료 물질들이 유해화학물질과 대기오염물질로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러한 물질들이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시설에서 다뤄진다면 공장 밖으로 유출·누출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환경 법규 위반 리스크가 증가하는 것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환경 법규를 위반했던 이력이 존재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꾸준히 환경 법규를 위반하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낮은 수준의 위반이 반복될 경우에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위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그 수준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스틴베스트는 환경 법규를 위반한 기업들은 대외적 신뢰도 및 이미지가 하락하여 매출 감소 등 기업의 경영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환경 법규 위반 리스크가 실제 기업가치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환경 법규 위반 리스크가 높은 기업들은 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