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용 광물 FTA’ 의회 승인 절차 없이 신속 실행 가능성

미 재무부 재닛 옐런 장관, 의회의 본 목적은 ‘중국산 광물 의존도’

2023-02-28     양윤혁 editor
미 재무부가 오는 3월 IRA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 국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오는 3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미 재무부 재닛 옐런(Janet Yellen) 장관이 의회 승인 없이 향후 ‘유럽연합(EU)·동맹국 간 배터리용 핵심 광물에 대한 제한적 자유무역협정(FTA)’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FTA는 현행 IRA대로라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EU 기업을 구제할 방안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옐런 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핵심 광물에 대한 제한적 FTA에는 따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회에서 혜택의 범위를 ‘FTA’ 지역으로 한정한 의도는 중국산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옐런 장관은 “FTA 지역은 안전한 공급망을 가진 파트너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옐런 장관은 EU, 일본 등 동맹국의 전기차(EV) 기업에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해도 높은 수준의 노동 기준이 적용되고, 공급망 확보를 위해 수출을 통제하는 조항도 포함할 수 있다고 지난 2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밝혔다. 미 재무부는 오는 3월 예정된 배터리용 광물 조달에 대한 지침 발표에 맞춰 이번 FTA 관련 구체적인 지침이 제시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FTA의 범위에는 호주, 바레인,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이스라엘, 요르단, 한국, 멕시코, 모로코, 니카라과, 오만, 파나마, 페루, 싱가포르 등 국가가 해당한다고 밝혔다. 

 

IRA, EU 투자 위협한다는 반발에 마련한 대책

핵심 광물에 대한 FTA가 등장한 이유로는 EU의 반발이 컸다. 현재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따른 세금 공제 혜택은 ‘북미와 미국과 FTA가 체결된 지역’의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한 EV에만 적용된다. 구체적으로는 EV 1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금이 면제한다. 한편 EU는 미국과 FTA가 체결되지 않아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고, EU에 대한 해외 투자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 관련 보조금 정책을 두고 미국과 EU가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른 만큼, 미국도 EU의 보조금 정책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미국은 유럽과 보조금 경쟁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다"며 "EU의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후 계획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 재닛 옐런 장관과 추경호 부총리가 면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기획재정부

한편, 기획재정부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인도에서 열린 2023년도 제1차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이후 재닛 옐런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는 옐런 장관을 만나 EV 세금 공제 가이던스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