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지난해 ESG채권 발행 동향 분석
한국신용평가(KIS)가 지난해의 ESG채권 발행시장의 동향을 분석해 지난 2일 발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최초 신용평가사로서 2001년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로 계열 편입됐다.
분석 대상은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전용세그먼트에 게재된 등록 채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MBS채권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ESG채권 발행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1. ESG채권 발행실적
2022년 ESG채권 발행액은 총 42조3000억원으로 2021년 52조3000원 대비 19.2% 감소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엔데믹 국면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금리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 ESG채권에 대한 발행 여력과 투자 심리가 저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녹색채권(5조9000억원)과 지속가능채권(5조9000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53.0%, 52.2% 감소했으나, 사회적채권(30조5000억원)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하면서 전체 감소 폭을 다소 완화했다.
ESG채권 발행 참여사 수는 2018년~2022년 기간 동안 총 209곳(중복을 제외)으로 집계되었으며, 2022년에는 발행규모 축소에 따라 참여사 수도 103곳으로 감소(2021년 154곳)했다.
#2. 업종별 발행실적
발행사 유형별로는 2022년 발행금액 기준 공기업(47%), 금융사(35%), 일반기업(7%), 유동화 SPC(12%)로 구성된다. 2020년 까지 공기업과 금융사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던 경향은 2021년 이후 일반기업과 유동화SPC 발행이 크게 증가하면서 완화됐다. 다만 2022년 들어서는 일반기업의 발행이 위축됨에 따라 공기업 및 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1.9%로 2021년 (72.0%) 대비 다시 증가했다.
2022년 업종별 발행실적 상위 Top 5 순위는 공기업, 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유동화 SPC, 발전 및 에너지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채권 대비 ESG채권 발행액 비중은 공기업 22.7%, 여신전문금융회사 7.7%, 은행 4.7% 수준으로 파악된다.
녹색채권의 경우 특히 일반기업의 위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1년 일반기업은 전체 15개 업종 중 13개 업종의 36개사가 녹색채권 발행에 참여했으나 2022년 7개 업종 15개사로 급감하면서 업종별 편중은 심화됐다.
#3. ESG채권 상위 발행업체
2022년 개별 발행사 별 발행금액(1조원 이상) 상위업체는 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중진공, 신보2022유동화SPC(1~24차 합산), 예금보험공사, 한국장학재단,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상위 8개사는 모두 설립목적 자체가 사회적 편익 증진으로 볼 수 있는 공기업 및 국책은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됐다.
2022년 금융사와 일반기업의 전반적인 발행규모가 축소되면서 상위 발행사에 대한 집중도는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ESG채권 발행금액 대비 상위 10개 업체의 비중은 2021년 46.9%에서 2022년 68.0%로 상승했다.
#4. ESG채권 자금용도
2018년~2022년까지 발행한 ESG채권 조달자금(109조9000억원)은 환경 프로젝트에 25.9%(28조5000억원), 사회 프로젝트에 71.3%(78조4000억원)가 배분됐다.
이 가운데 자금배분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상위 3개 프로젝트는 모두 사회 프로젝트로, ‘중소, 중견기 업 대출 및 소액금융 지원 등을 통한 고용 창출’(37.6%, 41조3000억원), ‘필요서비스에의 접근성 개선’(13.0%, 14조3000억원)과 ‘서민을 위한 저렴한 주택공급’(10.0%, 10조9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녹색 프로젝트 중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9.9%, 10조9000억원)에 가장 많은 자금배분이 이루어졌고, 신재생 에너지(7.1%, 7조8000억원), 친환경 건축(물)(2.8%, 3조1000원)이 그 뒤를 이었다.
발행사 유형별로 보면, 일반기업은 환경프로젝트에 83.6%의 자금을 배분한 반면, 공기업과 금융사의 경우 사회프로젝트에 각각 81.7%, 71.0%의 자금을 배분하여 극명한 대비를 나타냈다.
일반기업은 발행사의 사업영역에 해당하는 환경 프로젝트에 대부분의 자금을 배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 및 에너지 업종은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개선에 75.7%의 조달자금을 배분하였으며, 운송업종은 친환경 운송수단 도입에 81.5%를, 자동차업종은 친환경차량 연구개발 및 부품생산 설비에 조달자 금을 전액 배분하였다.
2021년에는 다양한 업종의 일반기업이 녹색채권과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참여하여 자금배분 용도의 다변화가 이루어졌으나 2022년 들어서는 일반기업 참여 위축에 따라 다변화가 다시 퇴보했다.
#5. 신용등급별 분포
ESG채권 별 신용등급 분포는 AAA 61.2%, AA급 33.3%, A급 4.7%, BBB급 이하 0.8%로 나타났다. 공기업의 경우 일부 개발공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AAA 등급이며, 금융사의 경우 시중은행 선순위채는 AAA, 지방은행과 여전사 선순위채는 상당 부분 AA급에 분포하고 있어 A급은 4.4%에 불과했다.
유동화SPC 사회적채권은 일부 후순위 트렌치(기타, 1.6%)를 제외하 고는 AAA 등급으로 발행됐다.
일반기업은 신용등급 분포 상 AAA 3.7%, AA급 65.3%, A급 25.3%, BBB급 이하 5.7%로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2021년 일반기업의 적극적인 ESG채권 발행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발행기업의 다변화는 2022년 ESG채권 발행 위축과 함께 퇴보했다. 특히, 일반기업의 참여가 크게 감소하면서 공기업 및 금융사의 비중이 다시 상승(72.0%→ 81.9%)하였고, 상위 10개 업체의 발행규모 집중도(46.9→ 68.0%)도 심화됐다.
올해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채권에 대해 이자비용을 지원해주는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일반기업의 참여가 확대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