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청정 에너지 일자리가 노조 없는 주에 집중 배치?

2023-03-08     홍명표 editor
픽사베이

미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정책이 미국의 중산층에게 수 백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로이터의 분석 결과, 노조 결성이 어려운 주에서 일자리가 발생했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기업과 미국의 주정부가 발표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 같은 결론을 이끌어 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법이 통과된 후 6개월 동안 청정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발표된 제조업 투자 500억달러(약 65조원) 중에서 상당 부분이 노조를 만들기 까다로운 법이 있는 주에 투자되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은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부품을 생산하는 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만든 제품을 사용할 경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자에게 더 높은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IRA로 들어서는 공장의 다수가 노조가 유지되기 힘든 주에 집중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법 통과 이후 발표된 50개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및 기타 공장 중 83%는 이른바 27개 '근로권 인정 주정부(right to work states)'에 있다. 

미 근로권법은 근로자가 노조에 가입하거나 회비를 내지 않고도 노조 대표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단체교섭 협약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근로권 인정 주정부 27개주는 노조 유지가 쉽지 않다. 

청정 에너지 시설들은 기업들이 투자하겠다고 밝힌 총 투자 금액의 88%에 해당하는 435억 달러(약 56조원)를 차지한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로이터는 잭 코네스(Jack Connese) 연구원이 집계한 자료와 공식적인 기업 발표, 근로권 정보 등을 교차 점검해 프로젝트 리스트를 마련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행정부는 깨끗한 에너지 일자리가 정유소와 탄광에서 사라진 일자리만큼 좋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런 결과는 바이든 정부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IRA가 법으로 서명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창출되는 일자리 중 많은 수가 노조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가 접촉한 도요타, 한국의 현대자동차,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인 한화큐셀 등 3개 대형 제조업체는 근로권법이 고려 대상인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세 업체는 지금까지 발표된 프로젝트 중 약 110억 달러(약 14조원)를 차지한다.

현대와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의 교통 접근성, 숙련된 노동력, 공급업체와의 근접성 때문에 제조 프로젝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노조원이 줄고 있고, 일부 노조 대표는 해상풍력에 희망 걸어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은 노조원 수는 10.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조원 수는 1950년대 중반에 노동력의 약 3분의 1로 정점을 찍었고 규제 완화, 외국인 경쟁, 비노조 고용주들 사이의 노동자 혜택 개선으로 인해 꾸준히 감소해왔다. 

조지아주는 IRA 통과 이후 현대와 한화큐셀을 포함하여 다른 어떤 주보다도 120억 달러(약 15조원) 가까이의 청정에너지 제조 투자를 유치했다. 조지아주 경제개발부의 팻 윌슨(Pat Wilson) 국장은 "제조업의 부활에 매우 매력적인 미국 남부 전역 중 일부는 노조 결성률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권을 가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노동조합 가입률이 2.8%로 미국의 주 중에서 두 번째로 낮다. 일부 노조 대표들은 일자리를 위해 신생 해상풍력 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덴마크의 오스테드를 포함한 기업은 계획된 프로젝트를 위해 노조와 합의를 했고, 미 연방정부는 노조와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에게 임대료에 대한 휴식을 제공해서 고용을 장려했다. 거대한 해상 풍력 터빈과 다른 장비들을 위한 제조 시설들이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노조들도 이러한 직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